檢, '특수통' 선배 홍만표 소환 전 '혐의 입증' 만전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김종훈 기자 2016.05.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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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피의자 신분 출석…조사 내용 방대해 자정 넘길 듯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홍만표 변호사/사진=뉴스1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홍만표 변호사/사진=뉴스1


검찰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 소환에 앞서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한 분석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홍 변호사 주변인물에 대한 조사도 연일 진행하는 등 '소환 전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꼽히던 인물을 조사하는 만큼 대비 작업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27일 오전 10시 홍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부당 수임과 탈세 등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홍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은 일파만파로 퍼진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준비된 질문이 많아 조사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밤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와 브로커 이민희씨(56) 등 사건 관련자와의 대질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속수감 중인 두 사람은 검찰청사에 매일 나와 조사를 받는 입장이다.

홍 변호사와 정 대표가 주장하는 수임료 액수는 2~3배 차이가 날 만큼 다르다고 한다. 홍 변호사는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도피생활을 이어가던 이씨와 수차례 통화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말 맞추기'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홍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검찰 수사를 촉발한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수사기관에 전관(前官)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냈다는 의혹이 있다. 이씨가 사건 수임과정에서 다리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씨는 정 대표와 무관한 형사사건을 홍 변호사에게 소개해 주고 의뢰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있는데 검찰은 이처럼 홍 변호사가 맡은 사건에서 이씨 외의 또다른 브로커들이 개입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이 외에도 △유력인들의 형사사건을 맡으면서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 변론' 등으로 막후에서 활동한 것은 아닌지 △부당하게 챙긴 거액의 수임료를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 관련업체 A사로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그의 부인인 이혜경 전 동양 부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김광진 현대스위스저축은행(현 SBI저축은행) 회장 등의 사건을 정식으로 수임하지 않고 막후에서 맡아 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현 전 회장 등 홍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했던 이들을 줄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후배 변호사의 이름으로 사건을 편법 수임한 정황도 포착했다. 홍 변호사는 임석 솔로몬금융그룹 회장 사건을 후배인 유모 변호사 이름으로 맡아 수임료 7억원 중 절반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유 변호사를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개업한 2011년 9월부터 최근까지 수임한 400여건의 내역을 전부 살펴봤다. 관련 의혹은 계속해서 불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홍 변호사는 2013년 한해에만 91억원 상당의 소득 신고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한 재소환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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