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 위해 시간을 내고, 대회를 개최해야할 정도로 세상은 복잡해졌다. 가질수록 더 갈망하고, 더 가진 사람을 보며 불안해하느라 사람들은 행복할 새가 없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반영한 듯한 이 책은 놀랍게도 100년 전에 쓰였다. 하지만 지금 읽어도 충분히 공감될만한 현대적이고 시의성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복잡한 결혼 준비 과정에서 불행을 겪는 예비 부부, 복잡한 말을 쏟아내 대중이 서로 불신하게 만들고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언론, 일하는 동기가 오로지 월급이 전부인 사람들, 갈수록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소유욕 등은 요즘 우리의 세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저자는 사람들이 "없는 것 없이 다 가졌으면서 만족할 줄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의 투정과도 같은 복잡한 정신 상태"를 갖게 됐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을 혼동하며 내면의 법칙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단순함은 기술이 아닌 일종의 정신상태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존재방식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일 때, 아주 솔직하게 그저 한 인간이고 싶을 때 가장 단순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나아가 '단순한 삶이 곧 인간적인 삶'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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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삶=샤를 와그너 지음. 문신원 옮김. 판미동 펴냄. 240쪽/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