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의 대표 브랜드인 버드와이저. /사진=블룸버그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AB인베브가 사브밀의 사실상 모든 유럽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것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주요 규제 당국 가운데선 처음으로 두 기업의 합병을 승인한 것이다.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오늘의 결정은 유럽 맥주시장의 경쟁을 약화시키지 않고 EU 소비자의 편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선 연간 1250억유로(약 164조8500억원)의 맥주를 소비하는 만큼 값을 조금만 올려도 소비자 편익이 크게 줄 수 있어 경쟁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세계 1위 맥주 기업인 AB인베브는 지난해 11월 2위 사브밀러를 108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호가든, 스텔라, 레페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해 사브밀러를 인수했다. 국내에서는 오비 맥주의 대주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빅딜 직전 AB인베브는 사브밀러가 갖고 있던 미국 파트너사 밀러쿠어스의 잔여 지분 58%를 캐나다 맥주제조업체 몰슨쿠어스에 120억달러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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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엔 사브밀러의 중국 합작사인 CR스노우 지분 49%를 현지 파트너인 차이나리소스비어홀딩스에 16억달러에 매각했다. AB인베브는 당초 CR스노우의 지분을 계속 보유할 생각이었지만 중국 규제당국의 승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매각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2월엔 일본 맥주 브랜드 '아사히'로 유명한 아사히그룹홀딩스에 사브밀러의 유럽 자회사 4곳을 3300억엔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사브밀러의 중앙유럽과 동유럽 지역 브랜드에 대한 매각 계획도 밝혔지만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남아공 규제 당국에서는 규제 당국이 인수합병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이에 따라 AB인베브는 현지 농장과 제조업, 고용 보장을 위해 지난달 69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AB인베브와 사브밀러는 올해 안에 인수건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전 세계 맥주 시장의 30%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맥주기업이 탄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