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자구안 제출 '진통'…20일 제출못했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권다희 기자 2016.05.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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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은에 이메일로 초안 보내"…삼성重처럼 자구안 '반려' 피하기 위한 것

대우조선해양본사건물대우조선해양본사건물


대우조선해양 (31,100원 ▼350 -1.11%)이 알려진 바와 달리 지난 20일 추가 자구계획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하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20일 밤 11시까지 자구안 제출을 기다렸으나 대우조선해양 측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알려왔다"며 "제출날짜를 다음주 중으로 미뤘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산은 측에 이메일로 초안을 보낸 것이 있어서 산은 측이 자구계획의 핵심 사항은 알고 있다"면서 "추가적으로 자산 감축을 할 부분이 좀 더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제출날짜를 미뤘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중공업처럼 자구안이 '반려'되는 일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중 제출될 대우조선해양 자구안에는 임원과 조직 추가 축소,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 일부 도크 잠정 폐쇄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매각설이 나돌았던 방위사업 부문(특수선사업부)은 팔지 않되, 자회사로 분리해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상장 후 지분 일부를 매각해 구조조정 자금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삼정KPMG에 의뢰해 이달말까지 경영상황별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 중이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른 조치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자구책보다 강화된 긴축안(경영정상화 방안)을 지난해 10월 채권단에 제출한 바 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으로부터 4조2000억원의 추가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했었다. 이 안에는 2019년까지 인력 3000여명 감축, 자산매각을 통해 1조8500억원 자금확보 등이 포함돼 있다.


당시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FLC, 대우망갈리아(DMHI), 중국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DSSC), 드윈드, 트렌튼, DSC 등 6개 국내외 자회사 매각 계획도 포함됐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골프장 등을 포함하는 FLC는 445억원에 이데일리&케이지이티에스에 매각했으며,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남아있는 15척의 상선 건조 및 인도가 완료되는 내년말 이후 수리조선소로 바꿀 계획이다.

망갈리아는 올해 들어 매각대상자와 실사를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으나, 작년말 기준 자본총액이 마이너스(-) 7385억원으로 떨어져 자본잠식 상태라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배를 건조하는 조선소가 아니라 블록공장인 중국 산동유한공사는 대우조선해양 측에서 지난해 10월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해 "지분 51% 이상 매각을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었다.

캐나다 풍력단지인 트렌튼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캐나다주정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미국과 유럽 두 곳에 법인을 보유한 드윈드는 지난해말 기준 7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 업체로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부문의 DSC도 매각을 위한 검토작업 중이라고 당시 밝혔으나, 아직 진행된 사항은 없다.

이밖에 비핵심 자산 정리 차원에서 서울 다동 본사 사옥을 세일앤리스백 형식으로 매각하며 당산동 사옥도 매각할 예정이다. 마곡 R&D 센터 부지는 서울시에 반납했으며 화인베스틸, 대우정보시스템, 두산엔진 등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헬기 매각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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