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사옥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이번주 중 자구안 초안을 산은에 제출한다. 대우조선은 당초 20일에 자구안을 내려고 했으나 추가 검토를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 대우조선이 마련한 자구안엔 특수선 사업부문(방위산업)을 자회사로 전환한 뒤 기업공개(IPO)하는 방안과 블록(선체 일부) 공장인 중국 산둥조선소(DSSC) 등 해외자산을 매각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둥조선소 등 대우조선이 매각하겠다고 내놓은 자산 역시 매각 의지와 별개로 매각 가능성이 평가돼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지적이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자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팔 수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한 매각 검토가 들어가 있을 걸로 본다"며 "하지만 회사의 의지와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한 실행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 부터 4조2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약 3000명의 인력감축, 7500억원 규모의 비핵심자산 전량매각, 사업구조 개선 등을 통해 3년간 1조1000억원 이상의 손익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신규수주가 끊기며 올해 100억 달러로 잡았던 수주액 달성이 어려워졌고 자구안의 전제를 수정하는게 불가피해졌다. 수주 가뭄은 '빅3'에 공통적인 상황이나 대우조선은 재무상황이 다른 2곳에 비해 현격하게 열악하다.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7300%로 현대중공업(144%), 삼성중공업(306%)과 차이가 크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수주 절벽을 견뎌낼 수 없을 정도로 환경적인 위협요인이 커 대우조선이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체적인 생존을 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특단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노르웨이 조선·해양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 보도처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 가능성이 시나리오 수준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양사는 모두 거제도에 조선소를 두고 있어 물리적 합병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합병설이 제기돼 왔다. 금융권과 업계 일각에선 대우조선에 신규자금이 추가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