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재판에 나온 김용판 "3년간 너무 많은 상처 받아"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6.05.1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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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2년만에 재회한 김용판-권은희…"축소·은폐 지시 없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사진=뉴스1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사진=뉴스1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해 허위의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의 재판에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3년간 이 사건으로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진행된 권 의원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청장은 "이미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졌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증인 신문 이후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청장은 "경찰의 자존심과 명예로 공직 생활을 해왔다"며 "제가 권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해 압력을 가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증인 신문 과정에서 당시 수사와 관련해 축소나 은폐를 지시한 적이 없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권 의원에게 전화를 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시종일관 해 왔다고 생각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권 의원이 계속 일관되게 허위의 진술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 사건으로 경찰 조직이 망가졌는데 미안함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의 감정과 추정으로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경찰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며 "한이 맺힌다"고 토로했다.

앞서 경찰은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직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발생하자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16일 밤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지지 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권 의원은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서 사건을 담당했다.

이후 권 의원은 2013년 8월과 이듬해 5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그가 수사를 방해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권 의원은 당시 재판에서 "김 전 청장이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보류하라고 지시해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


그러나 이후 김 전 청장은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고 검찰은 권 의원이 거짓 증언을 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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