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자구안 금주 '고비'…이달중 대우조선 스트레스테스트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6.05.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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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현대오일뱅크 프리IPO 검토한 바 없다"…금주중 하나은행에 자구안 제출

조선 빅3, 자구안 금주 '고비'…이달중 대우조선 스트레스테스트


최악의 수주 가뭄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 '빅3'가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안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 9일 자구안 제출이 예정됐던 현대중공업 (157,200원 ▼2,700 -1.69%)은 늦어도 이번주말까지는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자구안의 골자는 현대중공업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3000여명 인원 감축 방안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부 도크에 대한 가동 잠정중단, 전체 부서의 22%에 달하는 86개 부서 통폐합,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등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골프회원권, 콘도회원권, 울산 본사내 서부회관 및 동부회관 상가 등 부동산, 1조원대 보유주식 매각도 자구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주중 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하면 은행과 간단한 조정을 거치고 적합성 여부를 따진다. 이후 바로 자구안 이행점검에 나선다.

자구안의 하나로 거론됐던 현대오일뱅크 프리IPO 검토는 자구안에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11일 "시장여건이 우호적으로 형성되면 국내증시에 상장을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본업인 조선업이 아니면서 현대중공업 사업부에 포함돼 있는 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건설장비사업부 분사설도 구조조정 방안의 하나로 거론돼 왔지만 현대중공업은 "분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부채비율 144%로 재정상태가 양호한 현대중공업과 부채비율 7400%의 대우조선해양 (31,100원 ▼350 -1.11%)에게 똑같이 자구안을 제출하라는 데 대해 현대중공업 측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10.1%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정부의 자금지원은 받은 적이 없다.

삼성중공업 (9,620원 ▼60 -0.62%)은 다음주중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자구안에는 △인원 1500여명 감축 △거제삼성호텔 등 1700억원대 부동산 매각 △보유주식 500억원 규모 매각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연말까지 자산매각 1000억원, 인력감축 1500명 등 자체적인 자구 노력을 완료했다.

대출과 보증, 회사채 등 위험노출액(익스포져·Exposure)이 22조원이 넘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달말까지 추가적인 자구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조선 3사중 유일하게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스트레스 테스트(위기상황을 가정한 재무건전성 심사)'를 이달말까지 실시한다. 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퇴출, 부문별 퇴출, 기업회생 가운데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사옥 및 마곡 R&D(연구개발)센터 부지를 포함한 부동산 매각, 2019년까지 1만명 이하 수준으로 인원 감축, 해외 비핵심 자회사 매각·청산 등도 자구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인력은 연간 700~800명씩 감원해 2019년까지 3000여명을 감축해 1만명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채권단은 추가적인 인력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와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작년말 이후 자산매각 3587억원, 인력감축 709명, 원가개선으로 3000억원 수익성 개선을 이행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비핵심자산·자회사 매각도 진행중이다. 매각 대상 자회사는 풍력사업을 영위하는 '드윈드'와 캐나다 풍력발전설비사 '트렌튼', 골프장 및 연수원을 운영하는 자회사 FLC, 건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이다.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와 중국 선박용 블럭 생산공장(대우조선해양 산동 유한공사) 등도 정리한다. 마곡산업단지 내 연구개발(R&D)센터 설립계획을 백지화해 서울시로부터 용지대금 2000억원을 돌려받을 예정이다. 화인베스틸, 대우정보시스템, 두산엔진 등 보유 주식을 100% 처분했고 보유 헬기도 매각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팔 수 있는 것은 다 판다는 생각으로 자산 매각과 청산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가뭄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인도가 완료될때마다 상시적인 인력감축, 직원 월급 삭감을 해야하겠지만 이같은 '언발에 오줌누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자율협약(채권단공동관리) 개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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