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노키아가 처음 선보여 스마트폰의 효시가 된 '노키아 9000 커뮤니케이터'
2010년까지 글로벌 휴대폰 1위를 고수해왔던 노키아가 3년 뒤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을 매각한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사실 노키아도 경쟁자의 출현 위협을 미리 직감했고,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했다. 2009년 한 해 매출의 14.4%에 달하는 50억유로를 R&D에 투입했다. 혁신을 선도할 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신기술 기업을 인수하고 합작사도 설립했다.
노키아 휴대폰 사업이 매각 된 지 꼭 3년 만인 2016년 4월.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0%에 머물렀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다.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왔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희비는 교차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갤럭시S7’의 판매호조로 22.8%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특히 애플의 텃밭인 북미 시장에서 11개월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폰 위기’를 경험했다. 이후 다양한 중저가폰을 내놓으며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한편, 생산공정 효율화로 원가를 크게 줄였다. 저성장기에 대비한 새로운 사업전략과 조직체계로 일찌감치 전환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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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애플은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가 마이너스 성장하며 점유율이 곤두박질쳤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간과한 탓이 크다. 늦게나마 가격을 낮춘 ‘아이폰SE’를 내놨지만 2분기에도 이 추세를 크게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위기는 새로운 혁신 포인트가 나타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 변혁기에 ‘제2의 애플’, ‘제2의 노키아’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진짜 승부는 기술에서보다 기존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는 ‘유연성’에서 갈릴 수 있다. 피처폰과 심비안 스마트폰에 매여 ‘판을 뒤집는’ 혁신을 상업화하지 못한 노키아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