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과 여야의원들이 지난해 7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종교인들과 함께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사진=뉴스1
공교롭게도 열린우리당과 유 의원이 사형제 폐지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은 2004년 7월 15일. 불과 3일 뒤인 18일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됐다. 사형제 폐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계기였다.
#. 2005년 2월 18일 법사위 전체회의
양승조 의원: 저는 사형존치론을 주장한다. 미국 각 주에서 사형제도를 1972년경 거의 폐지했지만 지금 많이 부활한 이유가 뭔가.
김승규 법무부장관: 사형을 폐지하다보니 흉악범죄가 점점 늘고 종신형을 사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종신형을 사는 사람들 스스로도 극단적으로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등 장기간 수용생활에 따라 오히려 인격이 파괴되는 점 등이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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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의원: 사형폐지를 주장하는 분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중요한 논거로 삼고 있지만 제 판단에는 종신형도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측면에서 그에 못지 않다.
이은영 의원: 저는 개인적으로 사형 폐지론자다. 영국이 사형유예제도를 입법화하고 있는 데 이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법무부장관의 재량에 의해 (유예)할 게 아니라 사형집행 선고 후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면 법을 통해 사형을 폐지하거나 적어도 모라토리엄 제도를 둬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인태 의원: 종신형이 더 반인권적인 게 아니냐는 말씀을 했는데 실제로 감옥 안에서 사형수들은 오늘 죽는 것인가 내일 죽는 것인가 하루하루를 기다리며 그렇게 살고 있다. 사형확정수 59명에게 있어서 유영철은 아주 증오의 대상이라고 한다. 사형수 입장에서 (사형제를) 봐야지 밖에서 (종신형이) 더 인권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정성호 의원: 상대적으로 종신형을 규정해 엄격한 요건 하에 관리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김승규 법무부장관: 저희는 사형제도가 존치돼야 된다고 보고있다. 과거에 우 순경이라는 사람이 56명을 죽였다. 또 화성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나서 10여명이 죽었다. 지존파, 영웅파, 막가파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유영철이 21명을 죽인 것은 온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 국민의 법 감정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저희들은 사형제도는 있어야 하되 사형은 신중하게 선고돼야 하고 여러가지 보완대책은 필요하다, 또 사형 선고되는 법률조항을 하나하나 검토해서 좀 줄여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재천 의원: 사형제도는 수천 년동안 있어왔지만 범죄는 계속 늘어간다. 사형제도가 가장 오래된 형벌 중의 하나인데 범죄는 계속 늘어가고 흉악화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흐름을 사형제도가 존재한다 해서 막을 수는 없다.
노회찬 의원: 우 순경 사건, 유영철 사건 등을 예로 들었는데 오히려 그 사건들은 사형제도가 있을 때 벌어진 사건이다. 있음에도 벌어진 사건들이어서 결국 사형제도가 이런 사건들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예로도 얘기할 수 있다. 과연 사형만이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합당한 벌인가, 오히려 종신형과 같은 것이 더 큰 벌일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소견이다.
장윤석 의원: 우리 형사법 체계가 좀더 유연하게, 법원에서 '당신이 지금 50세라면 남은 수명을 30년으로 보고 50년을 구형한다' 하면 어떤 의미에서는 종신형 아닌가. 사형폐지특별법이 나오게 된 배경을 깊이 보면 현행 형사법의 양형체계가 조금 경직돼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한다. 그래서 사형제도를 그대로 두더라도 무기형 제도 외에 유기형을 좀 더 광범위한 범위 내에서 검찰과 법원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면 유 의원이 걱정하는 사형제도 폐단은 덜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별개로 우리나라 입법 체계는 개별법 제개정의 형식을 취한다. (사형제) 존폐론은 별론으로 하고 개정을 하더라도 개별법에서 법정형인 사형을 삭제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하는 형식으로 개정이 논의가 돼야지 이같은 형식의 폐지특별법으로 일괄폐지하고 종신형을 도입하는 것은 입법기술상으로도 무리한 법안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