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테스트…대형주 랠리 계속될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6.04.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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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이번 주 주식시장은 지난 주 회복한 2000선 테스트에 돌입할 전망이다. 소재·산업재 업종의 실적 발표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의 눈은 대형주 랠리의 지속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월초부터 이어진 조정을 마무리하고 국제유가 반등과 중국 거시지표 회복에 힘입어 2000선 회복에 성공했다. 총선 이튿날인 14일에는 2015.93에 마감,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한 주간 755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 셋째 주 주식시장은 2000선에서 다시 밸류에이션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화 강세둔화가 다시 확인된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어 외국인 매수 우위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음주 중요한 국외 변수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산유국 회의와 4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다. 특히 산유국 회의에 참석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15개 산유국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지에 따라 국제유가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19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코스피 2000, 박스권 상단 부담=지난 14일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로 마감하자 15일에는 개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지수가 다시 2000을 넘어서자 개인들이 박스권 상단을 터치했다는 생각에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피 2000 포인트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1배다. "싸다"고 생각되는 국면은 지난 것. 삼성전자를 비롯해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이 늘면서 코스피 전체 이익 수준도 상향되고 있으나 한국경제가 전반적으로 저성장하는 상황에서는 PER 11배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때문에 2000선 안착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주 SK이노베이션 (100,000원 ▼2,200 -2.15%), POSCO, LG화학, 두산, 하나금융지주 등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호전주 중심의 주가 등락이 나타날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선에서 펀드 환매가 기계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 2000선 안착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호한 실적이 실적 시즌의 긍정적 분위기를 이끌 것이다"고 밝혔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정유 및 화학이 실적 주도력을 가지고 증시를 견인하고 있으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하다"며 "정유 및 화학도 기술적 반락 신호가 강해져 단기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지만 낙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형렬 팀장은 "코스피 종목들의 저평가 매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인은 한국시장의 기대수익률이 가장 낮을 때 주식 매수를 추세적으로 진행시켜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은 일반적으로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파는'(실적이 부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국면에 사서 실적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 매도하는) 전형적 매매패턴을 보여서다.

◇외인 '러브콜' 대형주에 관심=2월 이후 한국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계적 매수가 많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 1회에 그칠 거라는 전망과 중국 지표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진 덕분이다.

인덱스 펀드 자금 유입으로 코스피 대형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패턴을 보였다. 특히 2월 이후 외국인은 철강·화학·조선·정유 등 경기민감 업종을 주력 매수했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산으로 대형주의 투자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며 "경기민감주는 장기 소외에 따른 수급 공백과 화학·철강·건설 등 주요 업종의 실적 바닥 통과로 긍정적인 상황이다"고 판단했다.

한편 2분기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변준호 팀장은 "4월 중하순 이후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일단락된 뒤 2분기에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다"며 "현 시점은 추격 매수보다는 주가 상승을 이용한 주식 비중 줄이기 전략이 유효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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