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돈 들어온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 다시 볕들까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6.04.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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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기업부도율이 관건..오는 17일 산유국 회의 주목해야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로 2년만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유가 및 미국의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성과가 개선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경계론도 여전하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1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동안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로는 467억원이 들어왔다. 특히 지난달만 월간으로 놓고 보면 2014년 6월 이후 거의 2년만에 처음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 펀드로 292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고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에도 251억원이 들어왔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부도위험이 잦아들면서 2009년부터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해 2012년에는 한 해 동안에만 1조원이 넘게 유입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3년 중반쯤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졌고 지난해에는 중국 경기 경착륙과 미국 기준금리 우려, 원자재 가격 급락 등의 영향을 받으며 자금 유출이 절정에 달했다. 2013년 5월 3조9000억원을 넘었던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의 설정액은 지난 2월에 1조원 밑으로 내려간 이후 현재는 1조원대 위로 다시 올라섰다.

2년만에 돈 들어온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 다시 볕들까


지난해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86%로 2008년 이후 7년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들어 원유가격 반등과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며 연초이후 수익률은 2.57%로 회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가격이 낮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하지만 유가가 불안정한데다 기업들의 부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과 관련해 투자의견이 엇갈렸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가산금리)는 653bp이며 전고점인839bp 대비로는 하락했지만 전저점인 323bp와 차이가 커 가격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부도율과 관련, 연초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 하이일드 기업의 부도율은 3.17%로 2014년 대비 크게 상승했고 올해말에는 4~5% 수준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40달러선을 재차 회복했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연초 예상보다 느려질 것으로 예상돼 부도율 전망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오는 17일 산유국 회의와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로벌고수익채권 펀드를 운용하는 AB자산운용은 향후 에너지 업종의 부도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의견이다. AB자산운용 측은 "부도가 실제 발생하더라도 재무상황이 좋은 비에너지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많은 비에너지 업종 채권의 가격이 현재 매우 매력적이고 과거에 비해 고수익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AB자산운용은 2009년 하이일드 기업의 부도율이 10.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익률은 58.2%로 높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투자등급 회사채를 선호한다며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전망을 견지했다. 데이빗 버클 피델리티자산운용 퀀트리서치 부문 대표는 "미국의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수익률이 높은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에너지 기업 중에는 유가가 상당부분 상승하더라도 부도 위험이 해결되지 않는 기업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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