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는 지금, '새 옷 갈아입기' 삼매경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6.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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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설비의 품질이 제품 품질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장치산업 특성에 기인

무림SP가 최근 새롭게 개조한 생산설비/사진제공=무림SP무림SP가 최근 새롭게 개조한 생산설비/사진제공=무림SP


국내 제지업계가 생산 설비를 교체하거나 증설하는 등 '새 옷 갈아입기'로 분주하다. 노후화된 설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림그룹의 특수지 전문기업 무림SP (1,650원 ▲6 +0.36%)는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경면광택지(CCP) '네오CCP'의 품질 향상을 위해 생산 설비 중 하나인 '코터'(Coater) 개조 프로젝트에 돌입, 1년여의 작업 기간을 거쳐 최근 본격적으로 코터 가동에 들어갔다.



CCP는 백상지를 원지로 하는 산업용 인쇄용지의 일종으로 표면 광택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카탈로그, 고급 화보, 화장품 케이스 등에 사용돼 일반 인쇄용지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지종(紙種)으로 알려졌다.

무림SP 관계자는 "네오CCP는 국내 CCP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시장성장에 따라 경쟁사들이 네오CCP를 바짝 추격 시작했다"며 "늘어난 CCP 수요를 충족하고 품질 제고를 통한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코터 개조에 돌입, 생산 및 품질 개선과 더불어 초지기의 가동률을 높였을 뿐 아니라 자매 지종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깨끗한나라 (2,210원 ▲40 +1.84%)는 국내 화장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를 뛰어넘는다는 각오 아래 화장지 생산설비를 새롭게 마련했다. 올 들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 설비는 고품질 화장지를 제조할 수 있는 '멀티 레이어링'(Multi-layering) 기계다.

이 기계는 피부에 닿는 소프트 펄프와 강도를 보완해주는 하드 펄프를 분리해 최근 화장지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3겹' 제품을 만든다. 깨끗한나라가 최근 야심차게 출시한 프리미엄 화장실용 화장지 브랜드 '촉앤감(촉&감)' 제품이 바로 이 설비에서 만들어진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프리미엄 화장실용 화장지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해 전망이 밝다"며 "추후 촉앤감 미용티슈와 키친타올도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지업계가 적극적으로 설비를 교체하거나 증설에 나서는 것은 성능이 곧 품질을 좌우하는 척도가 되는 장치산업인 제지업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제지업체들의 업력이 50년 가량 되다보니 코터 등 기계 설비도 최신식이 아닌 경우가 많다"며 "설비 증설이나 개조가 품질 경쟁력 증대로 이어지는 만큼 업체들의 설비 투자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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