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광주 배수진 "호남 지지 없다면 정계은퇴, 대선 불출마"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6.04.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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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호남홀대론 만큼은 절대 인정 못해..당권 도전 안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열사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2016.4.8/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8일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열사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2016.4.8/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에서 은퇴하고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 충장로 거리에서 시민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이번 호남 총선 결과에 정치생명의 배수진을 친 셈이다.

문 전 대표는 "저에 대한 여러분의 실망과 섭섭함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여러분의 애정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아무리 부족하고 서운한 점이 많아도, 그래도 새누리당과 맞서 정권교체 해낼 정당은 우리 더불어민주당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애정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한 가지, 제가 가져갈 수 없는 짐이 있다"며 호남 장년, 노년층을 중심으로 팽배한 호남홀대론을 거론했다.

그는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홀대', '호남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두어 달라. 그 말 만큼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이라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모욕이다. 저와 당과 호남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달라"고 설명했다. "그것만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겨냥해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하여,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달라"며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전당대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새롭게 선출된다"며 "물론 저는 앞으로 당권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국회의원도 아닌 만큼,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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