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재벌회장의 평전이 화제다. 선장으로 출발, 당대에 상당한 정도의 재벌로 성장한 인사의 얘기다. 이 평전을 관통하는 화두도 CSI의 예처럼 현장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이다. 거기서 응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태풍이 몰려오면 모두 이것을 회피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일단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어군이 몰린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알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어획량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성과를 거둔다.
또 하나가 지도자들의 자세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 농주를 마시면서 농민들과 교감을 높였다. 산업현장에도 불시에 들러 현장을 지키는 인사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그들을 격려하는 감동의 정치를 보여주었다. 독일 메르켈 총리도 현장을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중국 내 발탁인사에서도 한 가지 특징은 ‘지청인사’라는 것이다. 지청이라? 그게 뭐지? 아하! 지식청년의 줄임말로 도시 대학생들이 시골에서 농촌을 경험한 인사들을 얘기한다. 시진핑 주석도 이중 하나다. 더 중요한 이유는 지청인사가 책상물림의 모범생과 달리 문제의 핵심을 더 잘 이해하는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주말 버스를 탔다. 점잖은 분이 따라 탔는데 잠시 안절부절했다. 요금이 얼마인지, 어떻게 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같이 탄 딸의 도움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 대화로 보아 고위직을 맡고 있거나 맡았던 인사다. 이래서야 서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들의 애환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을까?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도 공무원들이나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현장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고위 지도자들이 선거운동하듯이 현장을 지켜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했으면 한다. 많은 예가 현장에 답이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