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대북제재 교통정리…北압박 '시너지' 극대화

머니투데이 워싱턴D.C.(미국)=이상배 기자 2016.03.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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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韓美 정상, 北 '전략적 셈법' 분쇄 방안 논의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 조율을 통해 대북압박을 위한 '시너지'(상승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한다. 또 한미 정상은 양자회담에서 도발을 통해 보상을 얻으려는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기 위한 군사·외교적 공조 강화 방안을 협의한다.

6박8일(3월30일∼4월6일) 일정으로 미국·멕시코를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31일(현지시간) 약 3시간에 걸쳐 차례로 한미, 한미일, 한일,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기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이들 연쇄 정상회담은 한국시간으로 31일 늦은 밤부터 1일 새벽까지 진행된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세 정상은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 조치에 대한 조율을 통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3국 간 공조를 통해 촘촘한 대북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전망이다. 또 국제사회의 철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독려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북한 수뇌부의 통치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북 금융제재 방안이 논의될 지도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한미일 3국간 공조를 토대로 여타 국가들과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나갈 것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2014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2년 만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5차 핵실험 또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을 군사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기 위한 양국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의 방미 당시 양자회담 이후 5개월만으로 박 대통령 취임 후 네번째다.

한일 정상회담에선 대북제재 공조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2월28일 한일 간에 타결된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의 온전한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양국의 관심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재개, 도난된 쓰시마섬 사찰 불상 반환 등 일본 측이 요구하는 의제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한일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 이후 4개월만으로 박 대통령에겐 두번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북미 평화협정 문제 등을 놓고 양국 간에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한미연합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 우리 측은 '북한 비핵화-북미 평화협정 동시추진'이란 중국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다.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 계기 양자회담 이후 6개월 만으로 두 정상의 일곱번째 회담이다.


이튿날 박 대통령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및 실질협력 확대 방안 △북핵문제 등 지역정세 △중견국 외교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에도 참석, 전세계 52개국 지도자와 유엔 등 4개 국제기구 대표들과 국제 핵테러 위협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선 결과 문서로 정상성명(코뮤니케)도 채택될 예정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다음달 2일 두번째 순방지인 멕시코시티로 이동한다. 이 곳에선 4일 엔리케 패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한-멕시코 비즈니스포럼 등이 예정돼 있다. 박 대통령은 5일 멕시코시티를 출발, 6일 서울에 도착하며 6박8일 간의 북중미 순방을 마친다.

한편 박 대통령은 30일 보도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우선 목표이며 통일이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라는 신념에 전혀 변함이 없다"며 "북한의 도발-대화-추가 도발로 이어져 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설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감내하기 힘든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을 상대로는 "작년말 타결된 위안부 문제 합의의 정신을 존중하고,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과오를 잊지 말고 미래세대에 대한 올바른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검정 교과서 등을 통한 역사 왜곡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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