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 카톡 6주년…카카오의 미래는?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6.03.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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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광고 매출 하락, 수익성 확보 시급…로엔 인수로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도 관건

카카오 연혁/ 자료=카카오카카오 연혁/ 자료=카카오


카카오톡이 탄생 6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말 국내 월간실사용자수(MAU)가 4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 메신저’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20여명 규모의 벤처로 시작했던 카카오는 카카오톡 성공을 기반으로 한국 대표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 수도 6년 새 총 2400명으로 불어났다. 거느린 자회사만 47개에 달한다.

카카오에게 올해는 미래 운명을 좌우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게임, 광고 등 주력 매출이 정체에 빠졌다. 올해 카카오가 게임 사업 개편과 O2O(Online to Offline) 등 미래 신사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카카오의 미래도 이같은 사업구조 전환 속도에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사업 개편작업 활발…수익성 개선 여부 ‘관건’

카카오는 2010년 3월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을 선보이며 국내 IT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노란색 바탕의 메신저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카카오톡 게임하기 출시를 기점으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의 아성에 금이 가고 있다. 광고와 게임 매출이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던 게임 매출은 지난해 3분기 22%까지 하락했다. 광고 매출 비중도 65%대에서 한 때 6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양대 핵심 매출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실적은 물론 향후 성장성에 대한 물음표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 매출 9322억원을 올리며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86.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49.9% 하락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 신사업 추진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은 반토막 난 것.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듯 카카오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급락했다. 합병 이후 줄곧 10만원대를 지켜오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9만원 초반대로 미끄러졌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치뱅크의 매서운 평가는 카카오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도이치뱅크는 “올해도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가 계속될 경우 카카오를 ‘의심스러운 종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카카오는 최근 사업 재편 작업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과감하게 중단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단된 서비스 수만 4개에 달한다. 게임 매출 회복을 위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남궁훈 대표를 최고게임책임자(CGO)로 임명하기도 했다.


◇‘한방 통할까’ 로엔 인수 효과 입증도 ‘과제’

카카오는 올 한해 신규 O2O(온·오프라인연계) 사업과 광고, 게임 등 6개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세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한 해”라며 “O2O 플랫폼에 대한 비즈니스 안착과 모바일 내 혁신적인 광고 모델 도입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O2O와 함께 최근 카카오 미래사업에 빠지지 않는 건 로엔이다. 신사업 추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1조870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로엔을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로엔 인수 시너지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탄탄한 유료 가입자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가진 로엔을 인수함으로써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주들에게 보여줘야 할 수치가 부족한 카카오 입장에서 로엔이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는 것.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로엔 인수 효과로 연결기준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다만 막대한 규모의 인수비로 악화된 재무구조가 또 다른 과제다. 카카오는 인수과정에서 부족한 현금을 메꾸기 위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32.2%에 달하는 규모다.

'로엔' 인수의 득실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카카오 직원들은 김범수 의장과 임지훈 대표의 ‘감’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게임 사업 진출, 다음커뮤니케이션 M&A 등 시기마다 과감한 결단을 내렸던 김 의장의 판단은 대부분 적중했다. 임 대표는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출신의 임 대표는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한 지 3년 만에 국내 대표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로 키워낸 투자의 달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M&A(인수합병)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결과로 결정된다”며 “향후 카카오가 자사의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로엔과 어떤 사업을 펼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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