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면세점 없이도 잘~삽니다…남몰래 '유커특수' 누리는 사연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6.03.1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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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月 오픈 앞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출국 전 마지막 쇼핑명소…김포점·동대문점도 유커몰이

지난해 새롭게 특허를 취득한 시내면세점 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남몰래 미소 짓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1차 대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연달아 오픈한 아울렛이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성공해 면세점 없이도 '유커(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달 중순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오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김포점 조감도왼쪽부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김포점 조감도


연면적 13만9133㎡(4만2088평)에 영업면적 4만9613㎡(1만5008평) 규모로 들어서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이하 송도점)은 대부분 공정을 마무리하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송도점에 기대를 거는 부분은 외국인 관광객 집객이다. 송도점은 인천지하철 테크노파크역과 지하를 통해 직접 연결되는 것은 물론, 제2·제3의 경인고속도로 및 해안순환도로와 가까워 접근성이 우수하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과의 거리는 30km로, 인천대교만 건너면 바로 닿는 20~30분 거리(자동차기준)에 위치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가장 가까운 프리미엄아울렛이다.

현대백화점은 송도점을 입국 직후나 출국 직전 들르는 마지막 유커 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홍콩도 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시티게이트 아울렛'이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출국 전 마지막 쇼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 지난해 오픈한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역시 외국인 관광객 쇼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위치 및 전경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위치 및 전경
지난 9일 프리오픈 후 닷새간 총 20만명이 방문한 동대문점은 유커 쇼핑명소인 동대문에 최초로 들어선 아울렛으로 이들을 위한 MD(매장구성)를 제대로 갖췄다.

맛집이 없는 상권을 고려해 지하 2층을 F&B(식음료매장) 전문관으로 꾸미는 한편, YG엔터테인먼트 소속연예인 캐릭터숍인 'YG존', 중국인에게 인기인 빙그레 바나나우유를 테마로 한 '옐로우카페' 등을 열었다.

상권 내 처음으로 외국인 대상 부가세 즉시환급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물론, 유커 도매상 등을 고려한 해외 배송서비스도 열었다. 이를 통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 400만명을 유치하고 개점 첫해 매출의 30%를 외국인으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1년간 누적 외국인 방문객 수가 10만명을 넘어선 김포점도 지난해 김포공항이 외국인 관광객의 제주도 무비자 환승 공항으로 지정되면서부터 관광객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태국인 대상 제주도 여행상품의 경우 첫째날 오전 5~8시 사이 공항에 도착해 오전 10~오후 2시까지 김포점에서 자유시간을 가진 후 오후 3시경 김포공항에서 제주도행 비행기로 환승하는 식이다.



싱가포르 내 한국 여행부문 1위 여행사인 '챈브라더스'는 김포점을 포함한 한국 관광상품을 내놓았고 중국 최대 여행사 '씨트립' 역시 상반기 중 해당 상품을 론칭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아울렛을 찾는 이유는 답답한 면세점과 달리, 넓은 면적에서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송도점은 교통 접근성이 우수해 인천·부천·시흥·광명·안산 등 650만명의 광역상권 주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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