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진 건가요?"…이세돌 불계 패에 '탄식'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6.03.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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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알파고]186수 만에 바둑돌 던지며 패배 인정…전문가들 "믿을 수 없다"

9일 오후 4시30분쯤 이세돌 9단의 불계 패가 확실시 되자 해설자들이 탄식하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9일 오후 4시30분쯤 이세돌 9단의 불계 패가 확실시 되자 해설자들이 탄식하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첫번째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불계 패한 가운데, 9일 대국이 열린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대국장은 탄식이 가득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경기 시작 3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4시 30분쯤 186수 만에 바둑돌을 던지며 패를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믿을 수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식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프로기사가 다른 돌을 건드린다는 건 졌다는 걸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알파고의 불계 승"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믿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성룡 9단은 "가장 믿어지지 않는 점은 알파고가 전체 판세를 볼 줄 안다는 것"이라며 "알파고의 플레이를 돌이켜보면 부분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로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진행하는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람이라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불가능하다"며 "사람을 갖고 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의 불계 패가 결정되자 브리핑룸에 모여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일부는 "정말 진거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에릭 슈미츠 알파벳(구글 지주사) 회장은 알파고의 승리를 예감한 듯 경기 도중 VIP룸을 빠져나와 외신기자 브리핑룸을 방문하기도 했다. 슈미츠 회장은 밝은 표정이었지만 취재진이 몰려오자 "그만큼 찍었으면 됐다(that's enough)"며 말없이 사라졌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세기의 대결'을 보려는 각계 인사들로 붐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국회 바둑모임 기우회 회장),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박영선 더민주 비대위원 등이 장내 마련된 VIP 관전실에서 이번 대국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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