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DNA' 담은 패밀리세단, 닛산의 기함 '맥시마'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6.03.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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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화려한 디자인·폭발적 가속감에 가격도 합리적

맥시마 주행모습/사진제공=한국닛산맥시마 주행모습/사진제공=한국닛산


플래그십(기함) 세단은 완성차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이미지의 총합이자 완결판이다. 제네시스 EQ900이나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는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과 첨단 기술력을 모두 품고 있다. 그래서 고급스럽고 웅장하고 중후하다.

그런 면에서 닛산 '맥시마'는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태어난 기함 모델이다. 8세대 맥시마의 타이틀은 '4DSC(4 door sports car, 네 개의 문을 단 스포츠카)'다. 최고급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닛산이 상대적으로 젊은 기업이기에 고정관념을 깨는 이런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을 터다.



맥시마의 겉모습은 날렵하고 화려하다. 딱딱한 정장을 벗어던지고 트렌디한 비즈니스 캐주얼을 걸친 듯한 인상이다. 측면에서 본 차체는 8등신 비율의 모델같다. 전장을 54mm 늘리고 전고는 30mm 낮춘 '와이드 앤 로(Wide & Low)' 스타일을 적용한 덕분이다. 닛산 스포츠 세단의 날렵한 이미지 그대로 늘씬하고 잘 빠졌다.

실내 곳곳에도 스포츠 세단의 DNA가 넘쳐난다. 스티어링 휠은 닛산 차량 최초로 'D컷'이 적용됐다. 센터페시아는 닛산의 수퍼카 'GT-R'처럼 운전석 방향으로 7도 가량 기울어져 있다. 센터페시아의 8인치 디스플레이와 7인치 계기판 컬러 디스플레이도 시원시원한 직관성을 선사한다.



운전석 스타일은 전투기 조종석에서 상당 부분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버튼 구성이나 다이아몬드 퀼팅 문양의 시트 가죽 질감은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 못잖게 값비싸 보인다. 엉덩이와 옆구리를 편안히 감싸주는 시트 착좌감도 여느 브랜드의 기함 모델에 뒤지지 않는다.

맥시마 실내 인테리어/사진제공=한국닛산맥시마 실내 인테리어/사진제공=한국닛산
맥시마의 심장은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을 자랑하는 3.5 6기통 VQ 엔진이다.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꼽힌 닛산의 자랑이다. 이전 모델과 견줘 86마력이 향상된 최고출력 303/6400(ps/rpm), 최대토크 36.1/4400(kg.m/rpm)의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하지만 핸들링은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도심은 물론 초고속 구간에서도 차량 제어가 쉽다. 파주까지 이어지는 자유로 고속구간에서 체험한 주행성능은 충분히 기대에 부응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밟으면 밟는 대로 폭발적 가속감과 제동력을 선사했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 Intelligent Cruise Control) 기능도 이전에 경험한 다른 차에 비해 자연스럽다는 느낌이다. 앞 차와의 거리가 좁혀질 때 급제동하는 듯한 불편함이 전혀 없다. 차간 거리와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지는 않다. 준대형급 세단이지만 기함 모델의 특징인 넉넉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바짝 엎드린 날렵한 겉모습이 주는 선입견인지 모르겠으나 뒷좌석 헤드룸이 다소 좁아 보인다. 뒷좌석에 3명이 탄다해도 좁지는 않겠지만 여유롭다는 느낌은 없을 것 같다. 노멀 모드 자체가 스포츠카 주행감각에 맞춰 세팅돼 있는 탓인지 스포츠 모드로 바꿔도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 했다.

가장 궁금했던 연료 효율성은 만족스러웠다. 이전 모델에 비해 개선된 복합연비는 9.9km/ℓ다. 막힌 도심과 '스포츠 모드'로 주행한 고속 구간을 두루 경험했음에도 10km/ℓ 이상이 찍혔다. 맥시마의 또 다른 강점은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부가세를 포함한 판매가격은 독일 브랜드 준중형 세단보다 저렴하다. 개별소비세가 인하돼 국내에서 4330만원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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