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연금 수익률 4.57%…"중소형주·대체투자 확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2016.03.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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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장 "대화로 합리적 배당 유도"…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시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 잠정적으로 4.57%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5.25%) 대비 줄어든 수치로, 최근 5년간 평균 수익률은 4.7%다.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민연금 평균 목표수익률인 5.8%에는 못 미쳤다. 올해 국민연금은 국내 중소형주 주식투자 확대, 대체투자 확대, 건전한 배당유도 등을 통해 수익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016년도 제1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5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을 심의, 의결했다.

◇해외대체 수익률 14.9%로 가장 높아=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순자산은 전년말 대비 42조5012억원(9%) 증가한 512조 32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적립금 중 511조7000억원(99.9%)은 금융부분에서 운용됐다. 국내채권이 268조6000억원(52.5%)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국내주식(18.5%), 해외주식(13.7%), 해외대체투자(6.3%), 국내대체투자(4.4%), 해외채권(4.2%) 순이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자산별로 살펴보면, 해외대체투자의 수익률이 14.9%로 가장 높았다. 국내대체투자와 해외주식의 수익률은 각각 8.98%, 5.73%였다. 국내채권의 수익률은 4.29%였다. 반면 국내주식(1.67%)과 해외채권(1.52%)의 수익률은 비교적 낮았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4.57%를 기록함에 따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수익률은 4.7%로 집계됐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간 평균 수익률은 5.5%였다. 최근 10년간 기금운용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9년(10.39%)이었다. 2015년 기금운용 수익률은 내외부 평가기관의 성과평가와 분석을 거쳐 올해 6월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 강면욱 CIO "건전한 배당 유도할 것" = 올해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CIO)는 "국내 주식투자 중 직접운용 비중을 낮추는 대신 위탁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기금운용본부는 자산배분의 역할과 위탁운용이 잘되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금액 94조9000억원 중 절반 정도는 기금운용본부가 직접운용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기관투자자들이 대신운용하고 있다. 위탁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은 국내 중소형주 투자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강 본부장은 "직접 운용의 경우 투자종목이 코스피 대형주위주로 돼 있어 지난해처럼 중소형주가 많이 오르는 상황에서 적절한 수익률을 내기 어려웠다"며 "위탁운용의 경우 코스피200 종목 이외에 다른 종목도 투자가 가능한 만큼 위탁운용을 늘리면 포트폴리오를 차별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주식 투자부분 기금운용 수익률은 1.67%에 머물렀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 차원에서 현재 55조원 정도인 국내·외 대체투자비중도 늘려갈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대체투자비중을 늘려야하는 상황인데도 지난해 목표치를 하회했다"며 "적극적으로 투자대상 분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건전한 배당'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예측가능한 배당정책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건전한 배당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도가 기업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당을 할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업과 주주가 상생하는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12월 국내주식 배당관련 내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난달부터 '기업과의 대화'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기업과의 대화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대화채널을 통해 기업 스스로 합리적 배당정책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고, 선정 후 1년간 개선이 없는 경우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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