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원초적인 봄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2016.03.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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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생식’ 정이향(시인)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원초적인 봄


그래, 봄에 대하여, 생명에 대하여 이 원초적인 말 말고 또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 생식이라니! 낳는 것이든, 먹는 것이든, 숨 쉬는 것이든, 예의범절을 모르는 날 것이든, 야채 그 자체이든 이 생식이라는 말만큼 원초적인 것이 또 있을까.

지금까지 저 마른 잎이 나무의 한때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었다면 이제 또 한때의 푸르른 생을 위해 나무뿌리는 분주하고도 분주하겠다. 켜켜이 머금은 물기를 가지로 올려 보내고 겨우내 깡말랐던 나뭇가지들은 다투어 봄눈을 틔우고 이내 꽃피워내겠다. 그러니 자연이나 사람이나 생식이 원활하다는 것만큼 큰 축복이 또 있겠는가. 봄이 설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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