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참치 말고 딴 메뉴는…포장재'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6.03.0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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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시스템즈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兆 돌파…수산·식품에 이어 3대 성장축, 글로벌 기업 도약 선언

동원시스템즈 테크팩 알루미늄 캔 생산공장 / 자료=동원그룹 블로그동원시스템즈 테크팩 알루미늄 캔 생산공장 / 자료=동원그룹 블로그


동원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포장재 사업 확장을 통해 '참치통조림'으로 대표되는 내수기업 이미지를 지워나가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그룹 포장재 회사인 동원시스템즈 (44,050원 ▼50 -0.11%)는 지난해 연결기준 1조218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1.5%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69.3% 증가한 985억원을 기록했다.

동원시스템즈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그룹 모태라 할 수 있는 동원산업 (31,000원 ▼650 -2.05%)(1조3571억원)을 턱밑까지 쫓아갔다. 1조93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동원F&B(식품부문)와 더불어 동원시스템즈가 확실한 그룹 3대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



동원 '참치 말고 딴 메뉴는…포장재'
동원시스템즈의 급성장은 2013년 그룹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김재철 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밑거름이 됐다. 김 부회장 취임 이후 동원시스템즈는 △한진피앤씨(350억원) △테크팩솔루션(2500억원) △아르다사모아(270억원) △탈로파시스템(300억원) △탄티엔패키징(TTP, 890억원) △미잉비에트패키징(MVP, 250억원)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특히 아르다사모아, TTP, MVP 등 해외 법인 인수를 통해 글로벌 포장재 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덕분에 연간 2000만 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동원시스템즈의 수출실적(개별기준)은 2014년 5000만 달러, 지난해에는 7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동원시스템즈가 지난해 베트남에서 인수한 TTP와 MVP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에 따른 원가경쟁력 확보를 넘어 지난해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다. TPP 발효시 베트남 법인을 통해 TPP 협정국가에 제품을 수출할 때 관세 효과를 누릴 수 있고, 3~6.5%에 달했던 포장재 관세부담도 사라진다.

동원시스템즈는 고기능성 포장재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캐나다 등 미주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연간 수출액 1억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동원시스템즈의 성장은 수산, 식품 의존도가 높았던 동원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초창기 원양어업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한 동원그룹은 동원F&B를 통해 식품가공사업으로 영향력을 키웠고 동원시스템즈를 통해 또다른 도약을 모색한다.


특히 동원그룹은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고 있다. 동원시스템즈의 경우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율이 85.5%로,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다. 수산과 식품 부문이 내수침체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능한 동원시스템즈의 성장은 지주사 IPO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포장재 부문을 기존 수산 식품과 함께 3대 성장축으로 삼기 위해 수년간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며 "지속적인 R&D 투자와 계열사간 시너지 증대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려 내수기업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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