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새로운 사람들 속으로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2016.03.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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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보일샘의 포스트카드] 새로운 사람들 속으로


3월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새 짝, 새 담임, 새 친구, 새 교실, 새 책, 새 공책, 새 시간표…. 모든 것이 새롭다. 그러나 여전히 늦게까지 침대에 뒹굴고만 싶은 나, 여전히 옛 친구들이 그립고, 새로운 것이 낯설기만 한 나. 나는 당최 변화가 마뜩잖다. 구태의연하게 익숙하고 낯익은 것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 3월은 내 안의 보수주의자를 살살 달래어 새로운 변화를 기꺼이 맞아들일 때다. 새로운 짝이 내 영원한 친구가 될지, 살뜰한 연인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마음은 과거의 친구들에게로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그래, 지금은 반갑고 정겨운 친구들도 한때는 낯설고 서먹한 얼굴들이었다. 가자. 새로운 사람들 속으로.
[보일샘의 포스트카드] 새로운 사람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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