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피규어 특가, 대신 2년 기다려" 예약금 17억원 챙긴 父子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2016.0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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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판매한 아들, 통장 빌려주며 도와준 아버지… 피해자 1600여명

사기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46)가 운영한 피규어 판매 사이트./ 사진제공=서울 도봉경찰서사기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46)가 운영한 피규어 판매 사이트./ 사진제공=서울 도봉경찰서


모형 장난감인 피규어를 싼 값에 예약판매한다고 속인 후 십수억을 챙긴 40대 남성과 그를 도운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유명 피규어를 특가에 판다고 내걸어 돈을 받고선 물품은 전달하지 않은 혐의(사기)로 피규어 판매사이트 운영자 김모씨(46)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와 함께 김씨의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본인 명의 통장과 휴대전화를 제공해 도움을 준 아버지 김모씨(74)도 사기방조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들 김씨는 2013년 1월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피규어 판매사이트에 "유명 피규어를 30% 저렴하게 판다" 등 허위광고를 게재하고, 이용자 1655명에게 17억4000여만원을 입금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줄 알면서도 입금 받을 통장과 휴대전화를 제공, 사기 행각을 도우면서 눈 감아준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아들 김씨는 사기 전과 2범으로 사이트 이용자들에게 "특가 예약판매 피규어라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배송 받을 수 있다"고 속인 후 신용카드 결제 없이 현금만 입금 받아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물건을 받지 못해 경찰에 신고하려는 이용자에게는 먼저 받은 주문금으로 환불처리하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으로 불만을 무마하거나 신고를 지연시켜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글들이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오면 수시로 삭제하면서 신규 이용자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꾸몄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예약 주문내역 및 계좌분석 등을 토대로 김씨 부자를 계속해 수사할 예정"이라며 "이용자들은 인터넷에서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개인간 직거래는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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