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박원석, 필리버스터 9시간30분…與 조원진과 설전도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6.02.24 22:47
글자크기

[the300] 정의당 박원석, 더민주 은수미 합쳐 20시간 발언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을 하고 있다. 2016.2.24/뉴스1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을 하고 있다. 2016.2.24/뉴스1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이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9시간29분만에 마쳤다.

24일 오후 12시49분 국회 본회의 발언대에 오른 박 의원은 이날 오후 10시18분까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정장에 운동화 차림으로 발언대에 올라 '장기전'을 예고했던 바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은수미 의원이 10시간18분 동안 발언했던 바 있다. 두 의원이 이날 거의 20시간을 책임진 셈이다.



박 의원은 "북한 핵실험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왜 이번에만 국가비상사태로 가공해 조작된 공포 상황인식으로 법을 밀어붙이는지 모르겠다. 왜 이런 오명을 써가며 통과시키려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가 비상사태에만 가능한 심사기간 지정(직권상정) 절차를 밟은 정의화 국회의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국민 간 이견으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 간곡하게 호소한다"며 "국회 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정부와 여당의 마음이 급한 것은 이해하지만 때로는 어떤 법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테러방지법과 관련해 "테러 위험 인물을 지정하고 해제하는 절차나 주체도 없다. 결국 국정원의 판단으로 테러 위험 인물로 지목이 되고, 국정원의 지목에 의해서만 해제가 된다"며 "기본권의 침해이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의 정보수집 권한이 비대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원석 정의당 의원의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중 의제와 관계없는 내용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2016.2.24/뉴스1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원석 정의당 의원의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중 의제와 관계없는 내용이라며 항의하고 있다. 2016.2.24/뉴스1
박 의원은 발언 도중 새누리당측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앞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사건 등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 정치'를 펴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에 박 의원의 발언을 청취하던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단상 앞까지 나와 "그게 테러방지법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소리를 쳤다.

박 의원은 "국정원을 얘기하는 것으로 의제와 상관이 있다"고 답했지만 조 원내수석의 항의는 지속됐다. 이에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과거를 바탕으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연관성이 있다"며 박 의원의 손을 들었다.

조 원내수석의 항의가 이어지자 정의당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연단 앞으로 나와 조 원내수석의 퇴장을 이석현 부의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이 부의장까지 목소리를 높이며 조 원내수석의 자제를 요구했다. 조 원내수석은 자리로 돌아갔지만 이후에도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 의원은 발언 막바지에 "테러방지법은 안보라는 측면에서도 실익이 없고, 실효성이 있는지도 납득이 안 가는 법안"이라며 "국정원은 얻을 게 있겠지만 우리 국민은 얻을 게 없다. 여당 의원들께 재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