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 '빅3' 나란히 수익성 개선, 부활의 신호탄?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6.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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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저환율 등 외부 여건 호재로 실적 개선..."업황 회복 낙관은 아직 일러"

제지 '빅3' 나란히 수익성 개선, 부활의 신호탄?


국내 제지업계 '빅3'가 지난해 나란히 수익성이 개선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종이 수요 감소로 제지업계의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호실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림페이퍼 (2,260원 ▲25 +1.12%)는 지난해 매출 1조156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24억원으로 146.5%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7855만원으로 전년의 41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제지 (19,300원 ▲150 +0.8%) 역시 지난해 매출 6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60억원으로 109.6%, 당기순이익은 86억원으로 60.1% 증가했다.

한솔제지 (2,710원 ▲20 +0.74%)는 지난해 매출 1조5116억원, 영업이익 754억원, 당기순이익 235억원을 기록했다. 기존의 한솔제지가 한솔제지와 한솔홀딩스로 분할된 이후 나온 첫 성적표여서 전년도 실적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한솔제지는 제지업계 빅3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내며 업계 맏형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국내 제지업체들이 이처럼 지난해 좋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제지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 뿐,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로 삼기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지속된 저유가 기조로 인해 제지 생산 원가의 10~20% 가량을 차지하는 에너지 비용이 대폭 절감됐을 뿐 아니라 환율 역시 낮게 유지돼 수출량이 늘면서 업체들의 실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2014년 중반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 유가는 그해 10월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15개월간 60% 이상 하락했다. 일례로 이 같은 저유가 기조로 인해 국내 제지업체인 A사가 본 이득을 계산해보면 2014년 초 톤당 5만9000원으로 생산 원가의 11%를 차지했던 A사의 에너지 비용은 2015년 초 톤당 4만5000원, 2015년 말 톤당 3만6000원까지 하락해 생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로 떨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외부 여건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제지업체들도 덕을 봤지만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아직 불확실성이 많은 연초여서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보다가 상황 변화에 맞게 올해의 경영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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