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밀리면 벼랑 끝"…대형마트, 쿠팡에 반격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6.02.1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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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마트,기저귀와 분유 업계 최저가 상품 내세워 반격…주 타깃인 3040 주부 탈환 목표

이마트 용산점 기저귀 최저가 판매현장/사진제공=이마트이마트 용산점 기저귀 최저가 판매현장/사진제공=이마트


2013년 -5.0%, 2014년 -3.4%, 2015년 -2.1%. 마이너스 성장에 벼랑 끝으로 몰린 대형마트가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소셜커머스발(發) 가격 경쟁에 참다못한 대형마트들이 최저가 경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마트는 18일 기저귀 품목을 전 유통업계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하기스 매직팬티 박스형, 마미포코 팬티 박스형을 대형마트 보다 35%, 이커머스 보다 15% 저렴하게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분유 상시 최저가를 선언하며 남양 임페리얼 XO 3,4단계를 온라인 최저가 대비 1000원 싸게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생필품 최저가를 놓고 온·오프라인 업계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몸집 불리기 먼저…소셜커머스 역마진 공격에 유통업계 '타격' = 대형마트가 최저가 전쟁에 뛰어든 것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소셜커머스 업계의 출혈경쟁과 관련이 있다.

특히 쿠팡은 '로켓배송'과 '쿠팡맨'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주부들이 많이 찾는 기저귀를 최저가에 판매하기 위해 영업사원들이 유한킴벌리를 찾아가 직접 가격을 협상한 일화는 널리 알려졌다. 티켓몬스터도 지난해 '최저가 생필품'을 내세운 슈퍼마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역마진을 마다하지 않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쿠팡을 포함한 소셜커머스 3사 거래액은 8조원 수준에 달한다.



급기야 온라인 쇼핑업계 판매액이 지난해 대형마트를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온라인쇼핑 판매액은 43조6046억원으로 대형마트 판매액(40조2734억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 '규모의 경제'로 승부수

위기에 몰린 대형마트들은 기존 온·오프라인으로 업태를 나눠 경쟁했던 구도를 깨고 전 유통업계와의 최저가 전쟁에 나섰다. 특히 가격경쟁을 촉발해온 소셜커머스와 전면전을 치르겠다는 각오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각각 최저가 품목으로 기저귀와 분유를 내세운 것도 소셜커머스를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소셜커머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지난해 이마트 기저귀 매출은 26.3% 감소했고 롯데마트 분유 매출은 20.1% 줄었다.


이마트는 이번 최저가 상품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8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가격을 조사하는 한편, 협력업체와도 판매협의를 진행해왔다. 1차로 1주일 판매용 분량의 상품을 준비했고 일부 점포에서 품절사례가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 '품절제로보상제'도 시행한다. 제품을 구매하지 못할 경우 쿠폰을 발행해 7일 이내 방문시 행사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3040 주부층이 소셜커머스에서 기저귀를 저렴하게 판매하자 많이 이동했다"며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1위로 상품경쟁력과 협상력이 있어 붙어볼만 하다고 판단하고 최저가 상품을 내놓았고 앞으로도 품목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타 유통업계가 가격 대응에 나설 경우 역마진을 감수하면서라도 최저가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부 상품이 역마진 난다고 해도 기본적인 매출이 있어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배송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도 펼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김포센터를 이달 말부터 가동한다. 수도권 서부와 인천 등을 관할하는 김포센터는 현재 테스트 배송 중이다.

롯데마트도 이날 분유 최저가를 선언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반적인 행사 때보다 긴 2달의 협의를 거쳐 최저가 행사를 준비했다"며 "소셜커머스 업계에 생필품, 분유, 기저귀 고객을 가장 많이 빼앗긴 만큼 앞으로 이들의 발길을 되돌릴 행사를 잇달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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