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케이 종목 40% 양적완화 이전으로 '뚝'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6.02.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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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경기부양 절반 물거품…金·엔화 등 '안전자산' 수요 주도

글로벌 증시가 연초부터 곤두박질친 가운데 일본 증시 주요 종목의 절반 가까이가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이전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정책(아베노믹스)에 따라 BOJ가 추진한 양적완화 효과의 절반 가까이가 물거품이 된 셈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증시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며 특히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의 종목 가운데 약 40%는 BOJ가 양적완화를 시작한 2013년 4월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주말까지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는 8.8% 하락했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14.6% 떨어졌다. 이에 비해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21.4%, 21.9%로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니혼게이자이는 성장둔화와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게 일본 증시가 낙폭을 키운 주요 배경이 됐다며 일본 증시가 그동안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것도 반전의 불씨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4월 1만2000선에 불과했던 닛케이225지수는 지난해 6월 2만선을 꿰뚫었다.



위험자산을 대표하는 증시가 이렇게 흔들리는 사이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은 올 들어 17% 치솟았다. 니혼게이자이는 금이 주요 자산 가운데 가격 상승폭이 올 들어 가장 컸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금이 실물자산으로 다른 자산과 달리 자체 수익률이 '제로'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하면서 투자매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영국 은행 HSBC는 최신 보고서에서 지금이 새로운 금 강세장의 초기단계라며 금값이 최소한 온스당 1500달러 수준으로 복귀하고 어쩌면 투기가 한창이었던 2011년 수준을 웃돌 수도 있다고 봤다. 금값은 2011년 9월에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맞물리면서 사상 최고인 온스당 1900달러에 육박했다가 하향 추세로 돌아섰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 지난 주말 거래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239.40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가운데는 엔화가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모으며 강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세계 경제를 둘러싼 악재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 강세에 제동을 걸어 엔화 강세에 더 힘이 실렸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20엔에서 최근 113엔선으로 6% 가까이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케이225지수에서 주가 수준이 BOJ의 양적완화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종목이 대개 혼다, 히타치, 캐논 등 엔화 약세에 따른 실적 호조로 주가가 올랐던 수출주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긴 춘절(설) 연휴를 끝내고 15일에 거래를 재개하는 중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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