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한국금융지주 현대증권 인수전 출사표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6.02.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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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한국금융지주, 현대증권 인수의향서 제출…체계적 실사 위해 일찍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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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70,000원 ▲200 +0.29%)현대증권 인수전에 나섰다.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한 지 2개월 만이다.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는 12일 현대증권 실사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상선 자구안의 일환으로, 지난해 매각이 불발된 현대증권을 다시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상은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22.43%와 기타지분 0.08%로 총 22.56%다.



당초 LOI 제출 마감일은 29일이었으나,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는 체계적인 실사를 위해 LOI 제출을 앞당긴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대우증권 매각 때와 다르게, 현대증권은 LOI 제출자에 한해 예비실사가 가능하게 했다.

지난해 KB금융과 한국투자증권은 KDB산업은행의 자회사였던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 그러나 본입찰에서 약 2조4000억원을 써 낸 미래에셋에 석패했다.



이후 KB금융은 경쟁 금융지주사에 비해 약한 증권업 강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를 위해 이달초 KB투자증권 유상증자를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보류하고 현대증권 인수 검토에 착수했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품어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한 가운데 대형화되는 증권업계 판도에 맞추기 위해 현대증권 인수전에 출사표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현대증권 인수와 관련, 현대그룹과 채권단이 진행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요건 변경 여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말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증권 지분을 맡기고 차입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증권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이와 관련,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후순위 채권자인 만큼 주주들에 대한 배임 혐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쟁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도 현대엘리베이터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현대증권을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이 우선매수청구권이 현대증권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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