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전망 오차, 유가·환율 충격 컸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6.02.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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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확실성으로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상관관계 약화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동훈 기자한국은행 전경. /사진=이동훈 기자


지난해 한국은행 경제전망 오차의 상당부분은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 때문으로 분석됐다.

12일 한은 조사국 계량모형팀이 경제전망에 활용되는 모형(BOKDPM)을 이용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결합확률분포를 추정한 결과 국제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전망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2015년 7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0.3%포인트 낮췄고 물가상승률은 0.9% 전망을 유지했다. 이후 10월 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 2.7%, 물가상승률 0.7%로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이 기간 △국내수요 △물가 △환율 △대외수요 △국제유가 △주택가격 등 경제전망에 영향을 주는 충격요인의 불확실성 변화를 시산한 결과 환율(14%→20%), 국제유가(29%→28%)의 영향력이 컸다.

보고서는 “2015년 7월과 10월 전망의 가장 큰 차이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관련해 환율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라며 “국제유가도 7월보다 10월에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은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상관계수를 추정한 결과 7월보다 10월에 ‘음의 상관관계’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성장률과 물가는 동시에 증가하거나 줄어드는 양의 상관관계로 인식됐는데 최근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런 인과관계가 약해졌다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성장률이 높아도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고, 반대로 성장률이 낮더라도 물가는 비교적 높게 오를 수 있는 경제여건이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올해에도 이런 경향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팀이 등확률곡선(iso-probability curve)를 이용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상관계수를 시산한 결과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간 상관관계는 –0.28, 3분기 상관관계는 –0.35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환율과 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해 향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간 음의 상관관계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경제현상과 지표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아서다. 일례로 과거에는 유가가 높으면 물가가 오르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패턴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유가가 떨어졌다고 반드시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향후 전망 불확실성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 및 외환시장 구조적 충격의 불확실성 식별 능력을 높이고, 거시계량모형에 대한 지속적 개선과 관리로 모형설정오류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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