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실물경제 바로미터, "춘절 경기 어땠나 보니…"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02.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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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 판매는 급감하고 해외여행은 사상 최대…영화티켓 판매도 최고치, "실물경기 급랭 없다(?)"

중국 실물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춘절 연휴에 폭죽 판매량이 큰 폭 감소했다. 일부에서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 때문이라고 하지만 경기 부진을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반면 춘절 해외여행객과 영화티켓 판매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물경기가 나쁘지 않음을 보여줬다. 중국 실물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춘절 연휴에 폭죽 판매량이 큰 폭 감소했다. 일부에서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 때문이라고 하지만 경기 부진을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반면 춘절 해외여행객과 영화티켓 판매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물경기가 나쁘지 않음을 보여줬다.


베이징시 외곽의 지하철 10호선 태양궁역 인근 카이더쇼핑몰 앞. 왕복 8차선 교차로가 있는 이곳은 이 일대에서 가장 번화가로 춘절 때마다 폭죽 터뜨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 돈 30만원을 호가하는 50연발짜리 고가 폭죽을 차 트렁크 가득 싣고 와 터뜨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워낙 많은 폭죽을 터뜨리다보니 외국인 관광객 수 십여 명이 도로를 점거한 채 폭죽 구경을 하는 장면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춘절 전야인 지난 7일 밤 9시. 카이더쇼핑몰 앞 대로에는 유난히 폭죽 소리가 적게 들렸다. 수 십 연발짜리 폭죽은 차치하고 일반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11일 중국 양광망 등에 따르면 올해 춘절 중국 실물경기가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다. 춘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폭죽 판매량은 급감하는 반면 해외 여행객과 영화 티켓 판매는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실물경기의 부진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은 폭죽 판매량이다.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베이징시의 폭죽 판매량은 413톤으로 지난해 춘절대비 33.8% 감소했다. 베이징시는 이로써 5년 연속 폭죽 판매가 줄어드는 추세다. 남부 광저우시도 춘절 연휴 5일동안 수거한 폭죽 잔재로 추산한 판매량이 30톤에 그친다. 광저우시 폭죽 판매량은 2014년 225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90톤으로 급감한 바 있다. 올해는 여기에서 또 한 단계 감소했다. 다른 1~2선 대도시들도 올해 폭죽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마찬가지다.



◇폭죽 판매 급감…정부 정책에 경기부진까지 반영

전문가들은 지방정부마다 대기오염을 우려해 폭죽 사용을 크게 제한하고 있는데서 원인을 찾는다. 베이징에서는 1~4환에서 폭죽을 터뜨릴 수 없고, 상하이도 도심 폭죽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정저우성 등 5개성처럼 아예 폭죽을 전면 금지하는 곳도 늘고 있다. 폭죽은 ‘춘절 스모그’ 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 부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며 예년보다 폭죽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폭죽이 대기오염 원인이라고 해도 ‘폭죽 소리에 묵은 해가 간다’고 믿는 중국인들이 여전히 절대 다수"라며 "올해 폭죽 판매량 급감은 경기 부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해외여행·영화티켓 판매는 '사상 최고'

반면 춘절 해외 여행객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물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보여줬다. 이날 신화망에 따르면 춘절 연휴 해외여행 출국자수는 60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일부 패키지여행 상품은 전년대비 200% 판매가 늘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선호한 춘절 여행지는 태국, 일본, 한국 순으로 알려졌다.

특히 엔화 약세로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이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들은 1974만명, 현지 소비금액은 1951억위안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는데, 올해도 춘절부터 이런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신화망은 일본 일부 면세점 판매액이 지난 7일 기준으로 전년보다 40% 이상 늘어나는 등 중국인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고 전했다.

실물경기의 또 다른 바로미터로 꼽히는 춘절 대이동도 늘었다. 춘절 연휴 전국 철도 여객 수송량은 1억1270만명으로 전년대비 10.6%(1077만명) 증가했다. 이중 춘절 직전인 지난 6일 전국 철도 여객 수송량은 797만명으로 지난해 춘절 때보다 12.2% 늘었다. 국내 여행도 증가했다. 후남성에 따르면 춘절을 맞아 70개 성내 관광명소를 찾은 내국인 여행객은 66만명으로 전년대비 10% 더 많다.

춘절 특수로 영화시장도 크게 웃었다. 이날 증권시보는 지난 8일 전국 영화 티켓 판매액은 6억6000만 위안으로 단일 판매액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5년 중국 영화티켓 수입(440억6900만위안)의 1.5%에 해당한다.

이날 신화망은 중국 상무부를 인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월별 경기선행지수는 98.1(2015년 12월)로 2개월 연속 상승세"라며 "투자자들이나 기업들이 우려하는 경기 급랭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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