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종합]국내증시 '쇼크'…코스닥 650선 붕괴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6.02.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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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악재에 코스피 2%대 급락, 코스닥 4%대 폭락…코스피·코스닥 전 업종 파란불

설 연휴 이후 첫날 국내증시는 각종 글로벌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폭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3%대로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 5% 가까이 급락하며 650선이 붕괴됐다.

2%대 급락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초반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줄이는 듯 싶었으나 이내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확대, 장중 1860선도 뚫렸다.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오면서 1860대를 회복했으나 옵션만기를 맞아 외국인의 대량 선물매도가 하락 압력을 가하면서 낙폭을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안전자산 선호 강화의 충격을 한번에 받았다"며 "하지만 외국인 현물매도가 제한적인 가운데 기관의 순매수세 유입과 코스피의 상대적으로 견고한 경기모멘텀 및 밸류에이션 매력 때문에 1860선에서 크게 급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는 설 연휴 동안 있었던 글로벌 악재들이 크게 반영됐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지만 미뤄뒀던 악재들이 더 크게 반영됐다.



여기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철수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며 해당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또 2월 선물옵션 만기일까지 겹쳐 하락 압력이 컸다.

설 연휴 기간(2/5-10)에 선진국 주식시장은 미국 S&P500 -3.3%, 독일 DAX30 -4%, 일본 NIKKEI 225 -7.8%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증시 급락 요인을 두가지로 꼽았다. 우선 중국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와 공급 과잉 지속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세의 재개다. 여기에 뉴욕 및 유로존 주식시장은 장기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금융주의 주가 낙폭이 컸고, 일본은 엔고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급락한 것으로 이 팀장은 분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49달러(1.8%) 하락한 27.4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20일 이후 최저 가격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와 개성공단 가동 중단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며 관련 기업들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타증시에 비해 선방했다고 하나 그동안 덜 올랐기 때문에 덜 빠진 것"이라며 "현재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앞으로 더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부동산과 무관하게 나타난 은행주의 급락은 과거 금융위기의 사전적 신호 역할을 했었다"며 "설연휴 동안 유로존에서 나타난 은행주의 폭락은 우려스러운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 증권 등 전업종 파란불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56.25포인트(2.93%) 내린 1861.54 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3억8107만주로 전거래일 3억577만주보다 적었다. 거래대금도 4조6354억원으로 전거래일 4조791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744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34억원, 691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92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 1690억원 순매수 등 전체 178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지수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493계약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61계약, 2771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증권이 5.58% 빠졌고, 의약품이 4%대, 서비스업 건설업 운수창고 은행 화학 섬유의복 종이목재 전기전자 등이 3%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78,500원 ▲300 +0.38%)가 3만4000원(2.92%) 내린 113만원으로 마감했다. 30달러대를 하회한 유가로 S-Oil (69,500원 0.00%)SK이노베이션 (108,500원 ▼1,200 -1.09%)이 7~8%대 하락했다. 한미사이언스 (33,850원 ▼600 -1.74%)NAVER (188,100원 ▼400 -0.21%)도 6~7%대 급락했다. SK (160,700원 ▼2,700 -1.65%)LG화학 (400,000원 ▼4,000 -0.99%) LG생활건강 (449,500원 ▼5,500 -1.21%) 삼성에스디에스 (161,100원 ▼600 -0.37%) 등은 4%대 하락했다. KB금융 (80,100원 ▼900 -1.11%) 신한지주 (47,750원 ▼400 -0.83%) 등 은행주들도 2%대 하락했다. 반면 KT&G (89,900원 ▼200 -0.22%)강원랜드 (15,130원 ▲10 +0.07%)는 1~2%대 상승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에 방산주는 큰폭으로 올랐다. 빅텍 (4,705원 ▲5 +0.11%)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스페코 (3,760원 0.00%), 퍼스텍 (3,460원 ▲20 +0.58%)도 각각 28%대, 7%대 올랐다.

반면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으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재영솔루텍 (695원 ▲5 +0.72%)이 23% 넘게 내렸고 인디에프 (652원 ▼13 -1.95%)는 18% 넘게 빠졌다. 신원 (1,290원 0.00%)은 8%대, 좋은사람들 (1,055원 ▼10 -0.9%)은 16%대, 로만손 (1,996원 ▼9 -0.45%)은 13%대 하락했다. 남북 경협대표주인 현대상선 (16,340원 ▼180 -1.09%)도 19% 넘게 빠졌다. 현대그룹은 현대아산이 개성공단에서 운영하는 ‘송악프라자’ 근무 인력을 모두 철수시킬 계획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하락 종목은 각각 92개, 767개다.

◇ 셀트리온, 에스엠, 호재에도 4~5% 급락=코스닥 지수는 33.62포인트(4.93%) 내린 647.69 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51억원, 1346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2442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인터넷과 소프트웨어가 각각 6.92%, 6.86% 급락했고, 섬유의류 오락문화 반도체 제약 기타서비스 방송서비스 IT종합 통신방송서비스 화학 등이 무더기로 5%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 (189,300원 ▼3,700 -1.92%)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의 승인권고 소식에도 6200원(5.19%) 내린 11만3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미국 FDA 자문위원회는 전일 램시마가 레미케이드와 상당히 유사하다며 21-3의 의견으로 6개 적응증 허가를 권고했다.

에스엠 (83,400원 ▲700 +0.85%)도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졌지만 1% 넘게 오르다 4%가까이 하락했다. 에스엠은 이날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음악 사업 및 전자상거래 제휴 및 지분 4% 취득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오테크닉스 (224,000원 ▼1,500 -0.67%)는 15%대 급락했고 바이로메드 (4,165원 ▼35 -0.83%) 파라다이스 (15,050원 ▲80 +0.53%) CJ E&M (98,900원 ▲2,200 +2.3%) 코미팜 (4,230원 ▲30 +0.71%) 등이 8%대 하락했다. 메디톡스 카카오 (46,800원 0.00%) 코오롱생명과학 (22,050원 ▼100 -0.45%) 등은 7%대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빅텍 (4,705원 ▲5 +0.11%) 코아로직 (2,790원 ▼20 -0.71%) 오공 (3,100원 ▲20 +0.65%) 로켓모바일 (572원 ▲2 +0.35%) 4개 종목이 상한가를, 코나아이 (17,380원 0.00%) 에이디칩스 (158원 ▼10 -5.95%) 피엘에이 (65원 ▼5 -7.1%) 3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상승 하락 종목은 각각 122개, 999개로 집계됐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5.1원 오른 1202.5원으러 장을 마쳤다.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7.00포인트(2.99%) 내린 227.00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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