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신재생에너지·전기차 부상기회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6.02.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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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유가 하락이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 보고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유가 하락이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가 급부상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유가 급락은 미래의 수요 감소를 미리 반영하는 것이며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미래 석유 수요를 줄이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8%(49센트) 떨어진 배럴당 27.45달러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WTI는 지난 5년 내 최저치다.



KDB대우증권은 11일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유가 하락이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셰일오일 개발,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실패, 미국과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1년 반 전에 비해 70% 이상 급락한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의 유가 하락의 일부는 미래의 수요 감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의 부상을 국제유가 하락의 또 다른 이유로 제시한 것이다.



김혜영 대우증권 연구원은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지만 증가 속도는 위협적"이라며 "유가 급락이 본격화한 2015년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치 용량은 100GW(기가와트) 이상 급증하면서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에너지소비량의 31%를 차지하는 원유의 63.8%는 운송용도로 쓰인다. 대중화 속도를 높이고 있는 전기차가 원유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연구원은 "유가 하락엔 여려 요인이 결합했지만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전체 에너지원과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를 넘어가면서 미래 수요 감소가 전통적인 에너지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이 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미래 자동차시장 패권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심각한 환경오염을 해결해야 하는 실질적 이유 뿐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갖지 못한 패권을 전기차 등에서 확보해 미래를 대비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2014년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총 153GW로 글로벌 1위였다. 또 같은 해에 신재생에너지에만 833억달러를 투자했다. 575억달러에 그친 유럽과 383억달러인 미국을 크게 앞선 수치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또 전기차 누적 판매량 목표를 2015년까지 50만대, 2020년까지 500만대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유가가 급락하면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관련기업 주가 낙폭이 거세다"면서 "하지만 파리기후협약에서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한 만큼 규제를 강화할 수 있고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는 기술 개발과 규모의 경제확보로 비용 하락이 계속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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