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신한금융과 KB금융그룹이 나란히 실적을 발표하고 난 후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에게 건넨 말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2조원대 순이익을 올리며 8년째 금융권 순이익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윤 회장의 말처럼 금융권의 넘사벽일까.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순이익 창출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분석했다.
◇신한금융 순이익, 비은행 부문이 견인=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372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가운데 비은행 부문 수익이 1조925억원으로 42.1%를 차지했다.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7.5%에서 △2012년 37.9% △2013년 38.2% △2014년 38.7%으로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이 결과 KB금융은 비은행 부문이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8%로 신한금융보다 10%포인트 가량 낮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이 42.1%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어 은행주 내에서 수익성과 이익안정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KB금융, 비대한 인력구조가 걸림돌=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6983억원으로 전년보다 21.2% 증가했다. 지난해 순이익 성장률이 14%인 신한금융과 순이익 격차도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격차는 6739억원이다. 이 차이의 절반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종업원 급여차로 설명된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종업원 급여는 2조7691억원으로 KB금융의 3조1263억원보다 3572억원 적었다. KB금융의 인건비가 많은 이유는 KB국민은행의 종업원수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종업원수는 2만138명으로 신한은행 1만4107명보다 6031명 많았다. 국민은행의 종업원수는 지난해 합병한 KEB하나은행(1만5847명)과 비교해서도 많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은 은행 가운데 인력구조가 가장 비대하다”며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앞으로도 희망퇴직을 정례화해 지속적으로 인력구조 효율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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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신한금융은 철저한 여신관리로 은행의 순이익을 방어해왔다. ‘신한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은 믿을만하다’는 평가를 있을 정도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대손비용률은 0.43%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NPL(고정이하여신) 비율 역시 0.87%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 이하로 떨어졌다. 신한금융은 이같은 위험관리로 비용을 줄인 결과 신한은행의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국민은행의 위기관리능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신한은행만틈 부실금액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신용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말 해운, 철강, 기계설비업종의 일부 기업에 대해 1800억원의 추가충당금을 미리 쌓아 올해 이익 방어력을 키워 놓았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우려가 집중되고 있는 일부 대기업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신용에 대한 KB금융의 관점이 확실히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