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M&A 놓고 "시장독점" VS "요금인하" 공방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6.02.03 15:09
글자크기

미래부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 개최

SK텔레콤 (56,700원 ▲1,100 +1.98%)CJ헬로비전 (2,605원 ▼10 -0.38%) 인수합병에 대해 정부가 인허가 여부를 심사 중인 가운데 이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격돌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은행엽합회관에서 개최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관련 분야 교수 9명이 시장점유율과 결합상품, 요금인상 등 쟁점현안을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인수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CJ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가 1위라고 하나 실제 점유율은 고작 1.5%에 불과하기 때문에 SKT가 인수합병을 하더라도 이동통신 시장에서 독점은 불가능하다"며 "독점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0원 %) 같은 기업에서나 가능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법과 소비자보호법 등이 전공인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은 점유율은 낮으나 상당히 파괴적"이라며 "단순하게 점유율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교수는 "이번 인수합병은 이동통신과 케이블 분야의 독점 사업자간의 기업결합"으로 규정하고 "유료방송, 이동전화, 초고속 인터넷 등 모든 분야에 걸쳐 SKT의 지배력 전이가 아주 용이하기 이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종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도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방송·통신 시장 질서를 흐리는 유례 없는 지각변동이 일어난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이동통신 1위와 케이블 1위가 만난다면 유료방송 시장 외에도 초고속 인터넷, 이동통신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개별 사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시장 자체가 결합상품 중심으로 흘러가 정부가 추진한 통신비 인하 정책의 근간이 무력화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수합병을 통해 오히려 가계 통신비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KT와 LG유플러스 (9,700원 0.00%) 등 나머지 경쟁사가 인수합병 자체를 격렬하게 반대하는 배경에는 통신시장에서의 요금제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경쟁사들의 반응을 보면 인수합병을 유례 없이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곧 요금인하 가능성이 충분해 가입자를 뺏길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종민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수합병은 단품 상품 가격은 올라가고 결합상품은 할인할 것"이라면서 "소비자가 아닌 SK텔레콤에 유리한 결합상품이 속출할 우려가 있어 실질적인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받게 된다"고 문제 삼았다.

이밖에 찬성 측에선 "결합판매 도입에 따른 방통요금 절감(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요금인상 가능성으로 경쟁 제한성 있다는 전제의 사전 규제는 부적절(주진열 부산대 로스쿨 교수)" 등 주장이 나왔다.

반대 쪽에는 "유료방송 결합상품으로 30% 가격 인상 가능성 존재(신일순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SK텔레콤 지배력 이용해 유선방송 시장 점유율 증대에 이어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경쟁을 제한하는 악순환 발생(강경민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미래부는 다음 달 15일까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관한 의견을 업계 안팎에서 수렴하고 있어 이런 공방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