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감염 이후 임신해도 소두증 위험 적어"(종합2보)

뉴스1 제공 2016.02.0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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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직무대리 외 민간 전문가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사진 가운데)와 민간 전문가들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카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사진 가운데)와 민간 전문가들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카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가임기 여성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에 임신하면 태아의 소두증 발생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권자영 교수는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카바이러스 대책 브리핑에서 이 같은 설명을 내놨다.



권 교수에 따르면 이론상으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핏속에 바이러스가 돌아다니지 않은 상황에서 임산하면 태아의 소두증 발생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요 발병국 사례를 보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혈중에 바이러스가 돌아다니는 기간은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주일 정도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성인의 신경세포를 공격하는 '길랭-바레 증후군(GBS)'이 발병하는 것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은 없지만 연관성을 주목하는 상황이다.

다음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직무대리와 민간 전문가들 일문일답이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임신한 여성의 태아에게 소두증 위험은 없나.


▶권자영 연세대 산부인과 교수 = 여성이 임신하기 전에 지카바이러스를 앓고 그 이후에 태아의 소두증 위험은 이론상으로 혈중에 바이러스가 돌아다는 경우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임신하면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

▶정은경 = 소두증은 브라질 통계를 보면 4000건가량 접수됐고, 이 중 500건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그중 230건 정도가 지카바이러스 감염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됐다. 브라질은 예년에 비해 소두증 발생이 15배로 증가해 강한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지만 100% 확인하려면 세계보건기구(WHO) 조사가 필요하다.

-지카바이러스와 길랭-바레 증후군 연관성, 그리고 소두증 발병에 다른 원인이 있나.

▶송영구 연세대 감염내과 교수 = 지카바이러스 발생 빈도를 볼 때 길랭-바레 증후군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길랭-바레 증후군은은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을 말한다.

▶정은경 = WHO가 검토한 상황 평가 결과를 보면 소두증이나 신경학적 증상으로 합병증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의 지리적인 분포가 넓다.

-혈중에 지카바이러스가 없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소두증 발병 메커니즘은.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 면역병리센터장 = 브라질 자료를 보면 1주일 정도 간다. 최대 2주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온다.

▶권자영 = (소두증 발병은) 대부분 유전학적 원인이나 가족력, 염색체 이상이 과반수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지카바이러스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캐나다는 위험지역 여행 후 12개월간 헌혈을 금지한다. 우리나라는 1개월뿐이다.

▶정은경 = 나라마다 기준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지카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는 한 달로 기준을 정했고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나 근거 나오면 언제든지 보완하겠다. 전국 헌혈의 집에 유행 지역을 공지하고 문진할 때 확인하도록 안전을 강화했다.

-수입 목재를 통해 모기 유충이 유입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정은경 = 목재를 통한 유충 유입 가능성은 전문가 검토가 더 필요하다.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각국의 조치는 어떻게 이뤄지나. 또 해외 기관과 정보가 교류되나.

▶권준욱 = 단기적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시와 진단체계를 수립하고 위기를 관리한다. 매개체인 모기도 그렇다.

▶정은경 = WHO 발표문에 따르면 주요 권고사항은 신경학적 장애에 대한 감시체계 및 연구 강화이다. 일반적인 권고사항은 (환자) 진단법을 확보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모기 관리는 개인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임신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보호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유행 지역 여행이나 무역 교역 제한은 없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WHO 권고 따라 (대책을) 계속 검토하겠다.

-매개체인 흰줄숲모기가 전국에 서식하는 상황이다.

▶정은경 = 5월부터 모기가 생기는데 감시 결과, 연중 7~9월에 가장 활발히 활동한다. 조그만 물 웅덩이에 주로 서식하고 공원이나 숲에도 활동한다. 낮에 주로 활동하는 모기다. 현재 흰줄숲모기뿐 아니라 일본뇌염이나 말라리아,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도 감시하고 있다. 채집된 모기 중 흰줄숲모기 비중은 2~3% 정도다. 2017년 진행하려던 모기 분포 조사를 올해로 앞당겨 시행할 계획이다.

-모기 방역 대책이 있다면.

▶정은경 = (국내 기후가) 아열대화되고 있어 모기 감시를 체계화하고 촘촘히 하겠다. 전국 10여 곳에서 채집하는데, 지역을 늘리고 연중으로 실시하겠다. 모기 방역을 과학화하는 방안은 이날 오전 전문가 회의에서도 논의됐다.

-의심 환자는 낮은 단계의 격리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 수혈이나 성관계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송영구 = 비슷한 계열의 모기이면서 발생 빈도가 훨씬 높은 모기도 (감염자를) 격리하지 않는다. 현재 수준에서는 크게 우려할 만한 격리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정은경 = 헌혈이나 성접촉 전파를 차단하도록 충분히 교육하겠다. 모기를 회피하는 방법도 더 검토하겠다.

-공항이나 항공에서 감염자를 어떻게 확인하나.

▶송영구 =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 시 증상이 유사하다. 뎅기열과도 비슷하다. 열과 피부 발진, 눈 충혈, 열로 인해 생기는 근육통 등이다.

▶정은경 = 진단 기준이 있다. 어떤 환자를 지카바이러스 감염자로 볼지에 대한 기준이다. 다만 환자의 80% 정도는 증상을 모르고 지나간다. 발병 증상이 다양하다. 일반 성인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아울러 검역은 국내 입국자뿐 아니라 해외로 나가는 사람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 중이다. 검역소 주변에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임신부에 대한 별도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정은경 = 해외 유입을 차단하는 조치사항 위주로 행동수칙을 정리했다. 이 정보를 임신부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또 위험 지역을 다녀온 임신부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소두증이나 합병증 발병 여부에 대한 산전관리를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지카바이러스 발생국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인원 규모는.

▶정은경 = 브라질과 우리나라는 직항이 있다. 일주일에 세 번이다. 한 번에 200명씩 600명 정도 입국한다. 나머지 발생 국가에서의 입국 현황은 파악해 알리겠다.

-지카바이러스 의심신고나 검사 현황은.

▶정은경 = 총 5건이 접수됐고 이 중 3건은 음성(비감염)이다. 나머지 2건은 검사를 진행 중이다.

-감염된 임신부의 낙태 허용은 어떻게 생각하나.

▶권자영 = 현재로는 불법으로 알고 있다.

-감염병 경보단계를 격상할 의사가 있나.

▶권준욱 = 지금 지카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와도 흰줄숲모기가 국내에서 활동하지 않아 우선은 관심 단계를 유지한다. 다만 5월 이후에 모기가 활동을 시작하면 희박하더라도 국내에서 2차 전파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주의 단계로 격상해 대책본부를 가동할 것이다.

-국내에서 2차 전파가 이뤄진다는 것인가.

▶권준욱 = 모기가 주로 폐타이어나 최악의 경우 항공기를 통해 유입될 수 있다. 이 모기가 다른 사람의 피를 빨면서 2차 전파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드물고 희박하지만 최악의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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