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백석 시인의 '고향'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2016.02.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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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보일샘의 포스트카드] 백석 시인의 '고향'


백석의 시 '고향'의 내용은 이렇다. 만리타향에서 시인 백석이 아프다. 고향을 떠나온 것만도 서러운데 몸까지 아프다. 어찌어찌 운신을 해서 의원에게 가니, 관우처럼 수염을 길게 드리운 의원은 백석에게 고향을 묻는다. 평안도 정주라고 답을 하니 의원은 아무개씨를 아느냐고 다시 묻는다. 그 분은 아버지처럼 모시는 분이라고 하니 의원은 아무개씨가 내 막역한 친구라며 미소를 띤 얼굴로 맥박을 짚는다. 어떤 따스한 봄날의 기운이 시인의 몸을 덥힌다. 아픔이 시나브로 고요해지는 시간이다. 고향이란 그런 곳일 게다. 낯익은 사물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오래 앓아온 아픔이 수굿해지는.

[보일샘의 포스트카드] 백석 시인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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