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백남준./사진출처=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발행한 '백남준 다다익선 이야기'에 수록
비디오 예술의 창시자, 전위음악가, 행위예술가, 테크놀로지 사상가 등 수많은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는 예술인이 2006년 1월29일 세상을 떠났다. 평생 기행과 기존 예술에 대한 파괴·재창조를 거듭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이 사람은 바로 백남준이다.
1963년 독일에서 첫 개인전을 열어 비디오 예술의 창시자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은 그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80년대 초반.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그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의 예술세계가 뉴욕과 파리, 베를린, 서울 등 전 세계에 위성으로 생중계되면서 그는 한 순간에 천재 예술가로 부각됐다.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인공위성 프로젝트 '바이바이 키플링'을 만들어낸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선 인공위성쇼 '세계는 하나'를 엮어내 천재성을 세계에 과시했다.
백남준은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됐지만 예술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당뇨 합병증으로 백내장까지 겪었지만 '비디오 이후(Post-Video)'의 프로젝트라 불리는 레이저 아트에도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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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99년 미국 아트뉴스가 선정한 지난 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25인에 피카소, 모네 등과 함께 뽑히기도 했다. 2000년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아시아 작가 최초로 전관 초대전을 열어 개관 이래 최대의 관람객(25만8187명)을 동원하면서 화제를 낳았다.
2004년에는 9·11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메타 9·11'이란 퍼포먼스를 직접 펼쳐 미국 예술계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백남준의 1993년작 대형 비디오조각 '로그인을 할수록...'(원제: More Log In, Less Logging) /사진제공=서울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