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이 2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관련 설명회에서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통한 기대 효과 및 미래 청사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5.12.2/뉴스1
독과점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민간의 사업재편에 대해 정부에 이어 국회까지 나서서 통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겨우 여야 합의에 이른 원샷법(기업활력제고를위한특별법)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는 SK의 헬로비전 인수를 놓고 일대 격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이 딜이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독과점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정부에 합병 불허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SK는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독과점을 벌써 문제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결합상품은 이번 M&A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데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상황을 가정해 공격당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수합병 승인을 망설이고 있다. 합병심사 기한을 늘려잡은 미래부는 전례없는 대국민 의견수렴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들의 반재벌정서를 감안하면 사실상 M&A를 불허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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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서 열린 통신방송기업간 인수합병의 영향과 바람직한 정책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케이블TV 시장은 성장동력을 잃은 상태다. 홈쇼핑에 의지해 가입자만 확보하면 된다는 식으로 20년을 버텼다. CJ가 헬로비전을 매각하는 것도 그래서다. SK는 이를 인수해 IPTV 자회사와 합병키로 했다.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자발적 사업재편에 다름아니다.
SK관계자는 "게다가 헬로비전을 인수한다 해도 유료방송·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은 KT가, 인터넷전화 점유율은 LG가 더 높다"며 "독과점을 문제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참견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열리는 상황에서 SK가 결합상품을 앞세워 치고 나가면 KT와 LG가 견제하는게 당연하다"며 "하지만 민간기업의 M&A는 민간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사업재편과 M&A 활성화를 위해 만든 원샷법은 이런 민간의 영역을 더욱 공고히 인정하고,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M&A에 대한 미래부의 태도는 원샷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토론회도 KT 측이 상당한 적극성을 보였다는 뒷말이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들의 이전투구에 정부는 물론 국회까지 휘둘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