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일간의 방황 끝낸 이종걸, 밀린 숙제 마친 문재인

머니투데이 정영일 최경민 기자 2016.01.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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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文, 당 분열 수습 '질서있는 퇴각' 길 열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1.20/사진=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1.20/사진=뉴스1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4일간의 '방황'을 마치고 20일 전격적으로 당무에 복귀했다. 비노측이 '문재인 대표의 조기 사퇴'라는 친노 측의 결단을 수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 차원에서는 원내대표가 탈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4·13 총선 준비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는 지적이다. 문 대표 입장에서는 '질서있는 퇴각의 길'이 열린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그간의 당무 거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이유야 어떻든 간에 제가 일방적으로 최고위를 비우고 당무와 함께하지 못해서 그동안 많은 걱정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문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총선승리와 나아가서 국민 승리를 위한 길에 큰 결단을 해주셨다"며 "문 대표님 생각이 밀알이 되고 씨앗이 돼서 2016년 총선승리, 2017년 대선 승리의 확신이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무를 거부하고 있던 지난 5일 "최고위는 웅덩이에 물이 차고 다 차서 앞으로 나갈 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전날 문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백의종군 선언이 이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웅덩이에 물이 다 찬' 상황이 됐다.

문 대표는 당초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과 함께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비노 측에서는 의혹을 시선을 버리지 못했다. 문 대표가 사퇴를 하더라도 최재성 총무본부장 등을 통해 2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친노 패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결국 지난 18일 최 총무본부장이 선대위에서 어떤 직책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문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이후에야 복귀 결정이 이뤄졌다. 문 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복귀해 우리 최고위원회가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문 대표 입장에서는 대표직 사퇴 전에 당의 분열상을 자신의 손으로 수습했다는 점에서 '질서있는 퇴각'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앞서 잇딴 인재영입에 성공하고 '경제민주화의 상징' 김종인 전 수석이 선대위원장을 수락하며 당 혼란 수습의 물꼬를 텄다.

탈당 가능성이 제기되던 이 원내대표까지 당무에 복귀하며 당의 안정을 되찾았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박영선 의원까지 잔류를 결정하고 선대위에서 직책을 맡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와의 통합논의 정도만이 남은 과제다. 문 대표 입장에서는 '밀린 숙제'를 다 마친 셈이다.

향후 더민주는 최고위 체제를 마무리하고 선대위 체제로 권한을 이양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더민주는 오는 22일 오전 당무위원회를 개최해 선대위 구성안건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같은날 최고위원회에서는 선대위에 권한을 이양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절차적 문제가 있는 만큼 내주 초 중앙위위회를 개최해 동의를 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문 대표는 "통상의 선대위와 달리 이번에는 선거 시기에 비상 지도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당헌의 규정이나 당헌의 정신에 맞게 최고위가 권한을 선대위에 넘겨주는 절차들이 원만하게 잘 될 필요가 있디"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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