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살아낸다는 힘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2016.01.1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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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유랑’ 남덕현(작가)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살아낸다는 힘


더 이상 ‘유랑’ ‘방랑’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낭만을 읽지 못한다. 이 시대의 ‘유랑’은 ‘부랑’이라 해야 옳다. 이 풍요로운 신유목의 시대에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떠도는 이들 때문이다. 현재 유엔난민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난민은 우리나라 인구수보다 많은 595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난민의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대책은 미온적이다.

떠돈다는 것은 한마디로 지금 여기 이곳에서 살지 못하겠기 때문이다. 당연히 유랑은 ‘어둠속으로 길이 길을 접’고 ‘외길에서도 외길을 잃’는 절박함뿐이다. 어떤 묘책도 없다. 희망이라는 것이 기껏, ‘힘없는 별빛이나 기다’리는 것이며 무릎이 시리고 아프도록 우는 일뿐이다. 그 보다 조금 큰 희망이라면 그래도 마저 떠돌겠다는 의지이다. 하여, 이 시대에는 살아낸다는 것만큼 큰 힘이 또 있겠는가.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살아낸다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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