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美 '제네시스 스피치'에 인산인해…"2020년 年10만대 목표"

머니투데이 디트로이트(미국)=장시복 기자 2016.01.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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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네시스 G90 첫 데뷔에 박수갈채 "총 6종의 G라인업 구축, 2020년 연 10만대"

/사진제공=현대차/사진제공=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럭셔리'라는 새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11일(현지시간) 오후 1시 45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국제오토쇼(NAIAS·이하 디트로이트모터쇼) 행사장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제네시스 브랜드 전용관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 700~800명의 취재진과 경쟁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



제네시스의 새 초대형 럭셔리 세단 'G90'(국내명 EQ900)를 북미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순간이었다. 복도까지 번잡해 다른 부스에서 까치발을 들고 봐야 할 정도였다. 다른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흥행 대박'을 보였다는 평가다.

◇제네시스 G90 첫 데뷔에 박수갈채=이들의 시선은 발표자로 직접 나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입에 집중됐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영어로 "새 시작을 뜻하는 '제네시스'의 DNA는 현대차가 지난 반세기 동안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문화와 역사에서 비롯됐다"며 "'인간 중심의 럭셔리'를 지향하는 제네시스 브랜드는 차세대 럭셔리 고객들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해외에서 영입한 '자동차 베테랑'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각각 자신들의 전문 분야인 디자인과 기술·상품성 관점에서 G90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G90이 베일을 벗자 이내 관람객들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정의선 美 '제네시스 스피치'에 인산인해…"2020년 年10만대 목표"
◇총 6종의 G라인업 구축…2020년 연 10만대=제네시스 브랜드는 연간 G90 5000대, G80 2만5000대를 합쳐 총 3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로 연간 10만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다.

제네시스는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내년에 출시하고 2020년까지 SUV·쿠페를 포함해 총 6종의 'G시리즈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네시스가 첫 해외 공략지로 미국을 노린 것은 워낙 거대 시장인데다 현지에서의 높은 인지도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컨퍼런스 후 현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처음 이름을 고를 때에도 고급 브랜드 에쿠스도 함께 고민했지만 제네시스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했다"며 "제네시스의 '시작'이란 뜻도 적합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이뿐 아니라 중국·중동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주로 부호들이 많은 지역이다. 정 부회장은 "아직 정확한 시점은 잡지 않았지만 중국에는 진출할 것"이라며 "중국 현지 생산이 나을지 다른 방법이 있을지 내부적으로 연구 중"이라고 했다. 또 "중동도 중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를 통해 '대박 가능성'을 감지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모터쇼의 특징은 고급차 브랜드들이 다수 공개된 것"이라며 "이런 트렌드 속에서 제네시스의 진출은 시의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제네시스의 메인 타깃은 고급차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고객, 이른바 '뉴 럭셔리' 고객들이다. 그는 "과거 고급차 고객들과 '뉴 럭셔리' 고객들은 성향이 다르다"며 "찾아가는 판매, 찾아가는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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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성장은 '체질개선', M&A 항상 오픈"=한편 현대차가 올해 신년사에서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나선 것과 관련 정 부회장은 "사람으로 비유하면 체질 개선을 하자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비유했다.

그는 "우리가 현재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품질에 영향이 가지 않으면서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끼겠다는 것"이라며 "회사에 인원이 많기 때문에 일할 때 효율적인 문화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차후 인수합병(M&A)이나 IT(정보통신) 업체 등과의 기술 협력 계획에 대해서도 "기회는 많고 우리는 항상 열려있다"고 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당연히 협력 해야 하는 것"이라며 "M&A의 경우 스타트업 기업 같은 곳도 좋은 회사들이 많아 협력해서 좋은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그간 '자체 기술 개발' 쪽으로 무게를 뒀던 기조와 다른 방향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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