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개입이 이 나라 금융시장을 둘러싼 우려를 악화시켰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는 중국 공산당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개방됐는데 중국 지도부가 간섭 욕구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중국은 경제의 중심축을 투자에서 내수로 바꾸는 경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전보다 더디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도 중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중국의 개혁을 지지했다. 중국 정부도 어느 정도 저성장은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비슷한 상황은 올해도 재현됐다. 새해 들어 두드러진 위안화 절하 조치가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증시 급락사태를 교훈 삼아 증시 급변동을 막겠다며 올해 도입한 서킷브레이커도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 중국 증시는 서킷브레이커에 따라 지난주에 2번이나 조기 폐장했는데 전문가들은 서킷브레이커가 투자자들에게 투매 신호가 됐다고 지적한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9일자 최신호에서 최근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중국 증시 급락사태를 두고 "중국이 '통제수렁'(control quagmire)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가 개혁을 강조하는 듯 하더니 통제욕구를 포기하지 못해 결국 사달을 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시장 간섭을 '전쟁같은 사랑'에 빚댔다. 미국 비평가 헨리 루이스 멘켄은 "사랑은 전쟁과 같다. 시작하기는 쉽지만 멈추긴 어렵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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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중국 증시 급락 사태가 중국 지도부의 금융개혁 강도가 얼마나 약했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부가 경제와 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내려 놓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본능적인 통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을 통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욕구가 결국 중국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홍역을 치른 중국 지도부가 아직 통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오는 3월에 발표할 5개년 계획에서 연간 성장률을 6.5%로 제시할 전망이라며 이는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성장률을 훌쩍 웃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생각하는 성장률은 경제 주체들이 부채를 다시 대거 늘려 중국 경제가 위기 수준에 근접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더 많은 통제권을 포기하고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언젠가는 모든 통제권을 내려 놓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