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위안화는 중국의 통화지만 최근엔 다른 신흥시장 국가들의 골칫거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신흥국들이 위안화 절하를 감당하느라 고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중국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수입품 가격이 올라 중국의 수입이 줄게 된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경쟁적인 통화절하 가능성을 경고했다. 태국도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가 자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계했다.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에 이미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금리인하는 통화 약세 요인이 된다.
블룸버그는 신흥국들이 지속적인 위안화 절하와 중국의 수입 감소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입은 지난해 11월 전년동기 대비 5.9% 줄었다. 12월에도 7.9% 감소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예상대로라면 중국의 수입은 2년 연속 줄게 된다. 중국의 12월 무역수지는 오는 13일에 발표된다.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웰리안 위란토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가 과거에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거나 절상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과거에는 고객이었지만 이제는 갈수록 경쟁자가 돼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위란토 이코노미스트는 또 중국이 변동성을 수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위안화 광폭 절하는 연초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다. 중국 증시는 급락세로 1주일 새 2번이나 조기 폐장했고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는 1928년 이후 최악의 새해 첫 주 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는 위안화 약세가 특히 달러 강세로 고전하는 신흥시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촉발한 달러 강세로 신흥시장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 공세가 있기 전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처지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 금리인하 여지가 크지 않다.
이에 반해 중국은 인플레이션 수준(지난해 12월 현재 1.6%)이 상대적으로 낮아 금리를 낮출 여지가 더 크다. 중국의 기준금리인 1년짜리 대출금리는 현재 4.35%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위안화 약세 요인이다. 중국 지도부는 이미 지난달에 재정적자 확대, 주택경기 활성화 등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잇딴 시장 개입으로 중국의 정책 향방을 가늠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OCBC의 위란토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환율을 고시하는) 오전 9시15분에 달렸다"며 "지금은 장기적인 전망을 하기에 좋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