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방송 "핵개발로 북한경제어렵다"…北, 일단 '무반응'(종합)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6.01.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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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최전방 11곳서 '백세인생'·김정은 비판 등 대북방송…北, 후속대응 고심하는 듯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8일 오후 경기 중부전선 대북확성기 방송실에서 육군 장병들이 방송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 /사진=뉴스1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8일 오후 경기 중부전선 대북확성기 방송실에서 육군 장병들이 방송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8일 4개월여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인 만큼 북한이 강력 반발해 추가도발 할 우려가 제기됐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군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정에 따라 이날 정오를 기해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FM '자유의 소리' 방송 내용은 사실에 근거해 작성한다"며 "뉴스, 남한의 발전상, 북한의 실상, 남북 동질성 회복, 북한체제 비판 등 내용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이어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라디오 드라마와 음악도 트는데, 이애란의 '백세인생',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에이핑크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빅뱅의 '뱅뱅뱅' 등 최신 유행곡을 골고루 틀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은 기존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토대로 하되 4차 핵실험 관련 내용도 이번 방송에 새롭게 포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로의 북한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 군 관계자는 "내용에 따라 김정은 비판이 들어갈 수도 있다"며 "생일축하곡은 안 트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해 '겁쟁이다', '자신감이 없다'며 공격하는 내용도 포함된 바 있다.


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25 합의 이후 5개월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8일 정오에 전면재개했다. 이번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았으며, 최전방 부대 11곳에 설치 된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일 시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사진=뉴스1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25 합의 이후 5개월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8일 정오에 전면재개했다. 이번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았으며, 최전방 부대 11곳에 설치 된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일 시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10여㎞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사진=뉴스1
우리 군은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방송을 전면 재개하되, 운영시간은 부대별로 불규칙적으로 다수지역에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고성능의 이동식 확성기 6대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일 경우 낮에는 10km, 밤에는 24km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주민들이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강화도 서쪽 교동도 지역에는 고정식 확성기 방송은 당분간 틀지 않고 기동식으로 운영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날 북한은 전방 지역 감시 및 경계를 강화했다. 확성기 방송을 앞두고 일부 정방부대엔 전력을 증강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북한은 전날 우리 정부가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이후부터 대북방송에 대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북한군이 이날 오후 중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우리 군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유엔안보리 위반으로 규정하고 일제히 규탄하며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가진 카드가 많지 않아 후속 대응을 신중히 고심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 군도 북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경계태세와 대비태세를 격상하고 자주포 등 화력을 전방에 배치했다.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비해 정보작전방호태세인 '인포콘'도 높였다.

대북 확성기 방송 외에도 한미 공조 하에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확성기 방송을 할 것"이라며 "대통령도 말했듯 북한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타격을 주기 위한 군의 방안"이라며 "목적 달성 여부는 정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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