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초 '롯데칠성 부지' 개발 재시동…47층 복합시설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5.12.23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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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서울시에 사전협상 제안서 제출…민간부지 포함 개발, 공공기여는 여전히 숙제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롯데그룹이 서울 강남권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음료 부지 개발에 다시 시동을 건다.

이 땅은 2009년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 도입 당시 대상지로 선정됐지만 이후 6년째 멈춰 있다. 롯데는 이번 계획안을 통해 최고 높이 47층 규모의 숙박·상업·업무 복합시설을 올려 잠실 롯데타운에 버금가는 ‘제2롯데타운’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은 이달 초 서초동 1322-1 일대 롯데칠성 부지에 대한 사전협상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서초동 부지에 연면적 약 36만7000㎡, 47층 규모의 도심 랜드마크 건물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서울시는 다음주까지 관련부서 의견을 취합하고 기존 도시계획과의 적합성 여부 등을 검토해 롯데 측에 수정이나 보완을 요구할 방침이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서초역 사이 강남대로변에 위치한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면적은 인근 삼성타운(2만4000㎡)의 1.5배가 넘는다. 잠실 롯데타운과 함께 롯데의 숙원사업 중 하나로, 개발계획안을 제출한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계획안은 공공기여 확대, 개발계획 내 민간소유 부지 동시 개발 등을 이유로 반려됐다. 이후 서울시가 3차례(2010년 6월, 2013년 11월, 2014년 2월) 수정안 제출을 요청했지만 롯데는 그룹 내부사정 등을 이유로 제출을 미뤄왔다.

이번 계획안에는 종전 계획 층수를 55층에서 47층으로 낮췄으나 건물 최고 높이는 279m로 종전안(275m)과 큰 차이가 없다. 개발부지 규모는 3만7266.6㎡(실사용 대지 3만2212.48㎡)로 기존보다 약 6100㎡ 커졌다. 이전 계획안에 있던 도시계획시설(학교) 건설을 취소하면서 그만큼 부지가 늘어난 것.

개발에 필요한 용적률을 확보(400%→800%)하기 위해 롯데는 해당부지 지정용도를 현재 2·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 및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따르는 공공기여(기부채납)비율은 일부 기금 출자를 포함해 40.95%로 제안했다.


공공기여는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과정에서 토지 용도변경이나 용적률 상향조정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주는 대신 기반시설 부지나 설치비용을 사업자로부터 받는 것으로 서울시는 1만㎡ 이상 대규모 부지 개발시 공공기여 비율이 최소 40%를 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난제가 있다. 롯데는 이전 계획안 제출 당시 서울시가 요구한 주변 민간부지 동시 개발안을 이번 안에서도 담아내지 못했다. 강남 핵심 입지를 대상으로 한 대형 개발계획인 만큼 공공기여 역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0년 제안 당시 서초동 부지가 개발된 후 주변 민간부지가 자투리땅으로 남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간부지 정형화를 요구했는데 이번에도 민간 소유자들과의 협상에 실패하면서 이 부분이 계획안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도시계획시설 사전협상제도 개선 시행을 통해 장기간 개발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사전협상 대상지에 대해 2년간의 실효기간을 부여하고 기한 내 사전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해당부지를 대상지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 부지의 경우 2017년 3월까지 사전협상이 마무리돼야만 이 제도를 활용한 개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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