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합리성과 불합리성 (2)

머니투데이 차홍규 전 칭화대 교수 2015.12.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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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홍규 전 칭화대 교수▲차홍규 전 칭화대 교수


우리의 대학 구내식당과 중국의 대학 구내식당을 비교하면 많은 면에서 차이가 난다. 우선 우리는 구내식당이 한곳이나 많아야 2~3개 정도지만 정년퇴임한 북경 청화대학만 해도 학교의 구내식당이 50 여 곳이 넘는다. 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식당은 물론 호텔 급을 넘나드는 초호화 식당도 여러 곳이 있다. 외부의 중요한 손님이 오거나 학교의 중요행사시 굳이 외부에서 식사를 하거나 뷔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 다 소화가 된다. 식당의 규모도 상상이상으로 커서 큰 5층 빌딩 전체를 식당으로 사용하는 등 우리와는 규모면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중국의 유학생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학교구내식당이다. 규모는 그렇다 치더라도 음식의 종류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우리의 식당은 독점체제로 음식의 가짓수가 몇 종류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은 이야기가 다르다 식당 내에 주방이 하나인 우리와 달리 약 3.3평미터의 주방이 수십 곳이 넘는다.



주방이 여러 곳이니 당연히 음식메뉴가 다양하다. 즉, 우리처럼 1인이 독점 운영하여 학생들의 음식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주방들이 독립적으로 경쟁체제를 이루어서 다양한 음식을 각자의 주방에서 제조하여 싸게 판매한다. 예로서 어느 주방은 만두종류를, 또 다른 곳은 국수종류, 통닭, 소고기, 돼지고기, 또 다른 곳은 사천요리, 동북요리 등등 참으로 다양하고 경쟁체제이다 보니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라 맛도 뛰어나다.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이상한(?) 광경을 많이 본다. 담배 인심이 참으로 풍부한 나라이다.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불쑥 담배를 권한다. 필자야 아직 담배를 배우진 못했지만, 여러 사람이 식당 등 좁은 방에서 연기를 뿜어내면 이만 저만한 고역이 아니다. 중국도 물론 실내는 금연이고, 대중 집회 장소는 법으로 금연구역으로 설정(당연히 우리처럼 금연이라고 붙어 있다)되었지만 버젓이 재떨이가 놓여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사람들은 우리보다 여유가 많은 듯하다. 지난번 머문 광저우는 날씨가 더운 탓인지 점심을 먹은 후에는 대부분 휴식을 취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되다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점심 식사 후 없어지니 점심을 먹은 후에는 자연스럽게 30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우리가 중국하면 습하고 어두운 것을 상상할지 모르겠는데, 중국의 대학들은 환경이 아주 쾌적하다. 자라나는 후세를 위하여 많은 투자를 대학에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처럼 중국도 염연히 사립대학이 존재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립대학은 유명한 국립대학에 비하여 이름이 없으니 유명한 국립대학의 명칭을 어마어마한 금액 - 1년에 몇 십억을 주고 이름을 빌린다.

예로 무슨 대학 무슨 캠퍼스 식으로 - 우리의 연세대학교 원주분교 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름만 빌렸지 모든 것은 별개다. 물론 그 속셈은 유명세를 빌려 학생을 많이 모아 돈을 벌겠다는 숨은 뜻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울대학교 분당캠퍼스라고 명칭을 빌리는 사립대학이 존재한다면 말도 안 되겠지만 중국은 중국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싸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사이에 찬반 논란이 뜨겁다. 강원도 양양지역 주민들은 “지역민의 수십 년 숙원사업인 케이블카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며 2만 명의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반면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회원들은 강원도청 앞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투쟁 선포식’을 가졌다. 오색케이블카는 양양군 서면의 한 호텔 인근에서 설악산 대청봉 정상부근까지 3.5km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2012년과 2013년에도 케이블카를 신청했으나 환경훼손을 이유로 승인받지 못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산지관광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지시한 이래 진척 속도가 빨라졌다.

호주 케언스의 스카이레일은 친환경적으로 설계돼 ‘유럽녹색문화상’까지 받았다. 케이블카를 개발이냐 환경이냐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의 유명산은 예외 없이 케이블카가 설치되어있다. 또한 걸어서 올라가는 코스도 거의 한 두 곳으로 제한되어 있어, 등산로가 여러 곳인 우리와는 많은 대조를 이룬다.

즉, 등산로가 많다보면 그에 다른 자연훼손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심각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고, 노인이나 장애우들도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산 정상에서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귀국해서 느끼는 점은 우리사회는 너무 흑백논리에 집착하는 것 같다. 전부 도 아니면 모를 지양하는 것 같다. 예로 보수와 진보사이에서 중간의 이야기를 말하다보면 양쪽으로부터 회색분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외국에서 오래 있다 보니 우리의 현실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 중국집에 짜장면과 우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짬뽕도 있고, 동물세계에 박쥐도 엄연히 존재한다. 필자는 입체적인 작품을 위주로 하지만 그림도 그리고, 서예도 하고, 피카소처럼 도자 작품도 한다. 우리의 이웃 중국을 보면서 나쁜 것은 배척하고 좋은 점은 배우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차홍규 교수

서울과학기술대 학사, 홍익대 석사, 동신대 박사 / 88올림픽 기념 공모 작품전 서울시장상 및, 장관상 등 다수 /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초대전 작가(주중한국대사관, 주한중국대사관) / 한국미협회원, 전업미술가 협회 회원, 한-중 조각가협회 고문 / 한국조각가협회 회원,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 중국 전업 조각위원회 위원 등 다수 / 개인전 26회 및 미주, 유럽, 아시아 등 그룹전, 초대전, 순회전 등 단체전 200여 회 / 중국 북경 칭화대 미술대학 교수 / 現 한국폴리텍 대학 화성캠퍼스 명예교수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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