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내 생활에 어떤 영향?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12.17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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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년만에 금리인상]카드 수수료 우선 인상… 변동금리 모기지·학자금 대출, 고정 전환 고민할때

美 금리인상, 내 생활에 어떤 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06년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이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데다 인상 폭 자체도 크지 않기 때문에 그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각종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개인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록 한국은행이 곧바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시간 차이만 있을 뿐 한국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인상은 금리를 정상화하는 신호로 내년에도 3~4차례 정도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금부터 대비를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美 금리인상, 내 생활에 어떤 영향?
◇ 신용카드 금리 가장 먼저 움직여… 변동금리 대출, 고정금리 전환 고민해야
고정금리로 모기지론을 이용하고 있다면 당장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기준금리가 아니라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금리 인상은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되지만 간접적인 영향이어서 당장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변동금리 모기지론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뱅크레이트닷컴의 그렉 맥브라이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이후 45일이 지나면 변동금리 모기지론의 대출금리도 상향 조정된다”며 “그 전에 상환금액이 어떻게 바뀌는지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변동금리 모기지론 이용자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론의 금리가 4%대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보다 0.5%p 정도 높은 상황이어서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자동차 할부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금융회사들의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자동차 구매를 망설이게 될 정도로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2만5000달러 차량을 할부로 구매할 경우 월 3달러 정도만 더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스포츠유틸리티(SUV) 구매를 계획했다가 소형차로 눈을 돌려야 하는 지경은 아니라는 얘기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변화를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분야는 바로 신용카드다. 신용카드 금리는 대부분 기준금리에 연동돼 있는데다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1~2개월 안에 신용카드 할부 수수료나 카드론 금리가 인상된다.


학자금 대출에도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연방정부의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크게 기준금리 인상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고정금리인데다 기준금리가 아닌 국채 수익률과 연동돼 있기 때문. 시점도 7월1일이 기준이어서 내년 학자금 대출 금리에만 간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반면 일반 금융회사를 통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는 얘기가 좀 달라진다. 이들 대출은 리보(Libor) 금리나 국채 수익률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스튜던트 론 히어로의 맥스 스피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일반 금융회사에서 변동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늦지 않았다며 이미 재대출을 받은 경우에도 고정금리로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예금 금리 큰 변동 없을 듯… 장기상품 가입 좀더 미뤄야
빚이 없고 이자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에게는 금리 인상이 반가운 소식이다. 쥐꼬리만도 못한 예금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미국 저축계좌의 평균 금리는 0.08%로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이 0.25%p 만큼 저축금리를 인상하는 경우도 드물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자가 가계에 보탬이 되는 수준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장기 예금상품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다소 미루는 것이 좋다. 매그니파이머니닷컴의 닉 클레멘츠 공동설립자는 금리 인상 이후에는 더 좋은 이자율을 주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앞으로 계속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글레멘츠는 "온라인 은행이 더 좋은 이자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GE캐피탈 뱅크와 에버뱅크 등은 1% 혹은 그 이상 이자를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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