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밖 과학]사우디 200층 타워 '하늘에 닿을라'

머니투데이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2015.12.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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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킹돔 타워' 2020년 완공 예정

편집자주 하루에 수백 건씩 쏟아지는 외신 뉴스. 항공·우주, 에너지, 환경, 건강 등 과학 분야에서 눈에 띄는 소식만을 골라 빠르게 전달한다.

역사상 1km가 넘는 첫 번째 건물이 될 킹돔 타워/사진=wikipedia<br>역사상 1km가 넘는 첫 번째 건물이 될 킹돔 타워/사진=wikipedia<br>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 건설되고 있는 초고층 빌딩인 '킹돔 타워'의 건립자금이 모두 확보됐다는 소식이 최근 외신을 타고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세계 곳곳에 건설되고 있는 수많은 초고층 빌딩 중 하나인 이 빌딩에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3~4년 뒤면 세계에서 최고로 높은 빌딩이 되기 때문이다.



총 200층으로 설계된 킹돔 타워가 오는 2020년 완공되면, 높이가 무려 1km에 달하게 된다는 것이 제다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존하는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보다도 173m나 더 높아지게 된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기즈맥(Gizmag)은 1일자 기사를 통해 킹돔 타워의 완공에 걸림돌이었던 건설 자금이 순조롭게 모집되었다고 보도하면서, 예정대로라면 외관이 완성되는 오는 2018~2019년경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링크)



◇역사상 1km가 넘는 첫 번째 건물

킹돔 타워를 설계한 사람은 공교롭게도 부르즈칼리파를 디자인한 미국의 건축가 아드리언 스미스다. 그래서 그런지 서로 어딘가 닮아 보이는 외형을 가지고 있는데, 세 세 방향으로 나뉘어진 디자인은 하중을 분산시키고, 건물을 지지할 뿐 아니라, 이 지역의 강한 햇빛을 막아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이 타워가 초고층 빌딩 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역사상 1km가 넘는 첫 번째 건물이 되기 때문이다. 원래의 설계 계획은 1.6km 높이의 건물을 짓는 것이었지만, 지반 등의 문제가 있어 1km로 높이가 낮아졌다는 것이 스미스의 설명이다.


건물의 목적은 호텔, 사무실, 아파트 등 여러 다목적 주상 복합 건물이다. 높은 전망을 이용한 레스토랑 등도 같이 건설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건물의 637m 높이에는 독특하게 생긴 전망대가 마련되어 홍해와 주변 도시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처럼 초고층 빌딩은 단순히 높은 건물을 세우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일종의 수직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작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일정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압축하고 고도화하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우선 첨단 엔지니어링 기술과 함께 획기적인 토목 및 건축기술이 요구된다. 또한 콘크리트와 철강, 그리고 유리 등 건축소재들도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의 품질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기술은 엘리베이터 관련 기술이다.

우리나라의 일반 아파트에서 설치되는 엘리베이터의 속력은 분당 45~120m 정도다. 만약 이런 속도로 100층 건물까지 올라간다고 가정하면, 대략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초고층 빌딩에 걸 맞는 엘리베이터가 필요한 이유다.

부르즈할리파의 경우 엘리베이터 속도는 1초에 10m로서 다른 고층 빌딩들의 엘리베이터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더해 올해 완공된 상하이타워 엘리베이터의 경우는 1초에 18m를 주파하는 속도로 승객을 실어 올린다.

이 외에도 엘리베이터가 초고속으로 운행되려면 공기의 저항과 진동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최근의 엘리베이터는 상하부를 유선형으로 설계하고, 벽과 바닥을 이중으로 만들어 진동을 줄이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사람이 타고 있을 때 갑작스러운 기압변화로 귀가 먹먹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기압차를 유지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세 방향으로 나뉘어진 디자인은 하중을 분산시키고, 건물을 지지한다/사진=wikipedia<br>세 방향으로 나뉘어진 디자인은 하중을 분산시키고, 건물을 지지한다/사진=wikipedia<br>
◇태풍에도 안전한 이유는 진동흡수장치 때문

빠르게 사람과 화물을 올리는 엘리베이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안전과 관련된 기술이다. 특히 초고층으로 지어지다 보니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에 버텨낼 수 있어야 하는데, 대표적인 충격으로는 태풍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초고층 빌딩들이 태풍에 별다른 영향을 입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댐퍼(Damper)'라고 불리는 진동 흡수장치 덕분이다. 제진기 또는 흡진기라고도 불리는 댐퍼는 가해지는 진동 에너지를 흡수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댐퍼는 그 종류만 해도 굉장히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TMD(Turned Mass Damper)라는 이름의 수동형 진동 흡수장치다. 이 장치는 건물이 바람을 맞아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되면, 댐퍼가 그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건물의 중심을 잡아준다.

대만에 있는 타이베이 101 빌딩이 그 대표적인 예로, 이 건물 지하에는 대형 추가 설치되어 있어 빌딩이 기울어질 경우 그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흔들리지 않도록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안전 관련 기술로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기술이 꼽힌다. 초고층 빌딩의 건축에는 초고강도 콘크리트가 사용되는데, 최근 삼성에서 개발한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경우, 1㎠ 면적당 1.5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원짜리 동전크기의 콘크리트가 대형버스 한대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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