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애증의 캐프 투자 5년 만에 빛 본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5.12.1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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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투자한 캐프, 유안타제1호스팩과 합병 상장 추진…상장 이후 지분가치만 501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기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PE(프라이빗 에쿼티)가 5년 만에 캐프의 투자금 회수 기회를 얻었다. 2010년 투자한 캐프가 스팩과 합병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와이퍼 제조회사 캐프는 내년 2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유안타제1호스팩 (3,790원 ▼105 -2.70%)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IPO(기업공개) 시장이 부진하며 상장 일정을 두 차례 연기했지만 캐프의 최대주주인 IMM PE는 우선 원칙대로 상장 일정을 관철하겠다는 계획이다.



캐프와 유안타제1호스팩 간 합병 기준주가를 고려할 경우 IMM PE의 지분가치는 501억원 수준으로, 투자원금 600억원의 80%를 상회한다. 특히 유안타제1호스팩과 합병 이후에도 IMM PE의 지분율은 78.77%에 달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경우 원금 이상의 자금 회수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IMM PE가 2010년 투자 이후 2012년 자본잠식에 빠진 캐프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적극적인 회생 노력을 통해 이익을 내는 흑자회사로 전환시켰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캐프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법적 분쟁까지 벌어지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캐프는 2013년부터 순이익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146억원에 달하는 채무면제이익 등이 반영되며 2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월말 기준 캐프 자기자본은 227억원, 부채총계는 53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34%까지 낮췄다.



최근 IPO 시장이 부진하지만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 흐름은 비교적 순탄했다는 점에서 캐프의 실적 향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주가 상승을 통한 추가적인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IMM PE는 상장 이후 대내외적으로 기업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해외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IMM PE는 캐프 실적 향상의 자신감의 일환으로 상장 이후 보유 주식의 보호예수기간을 1년으로 설정했다.

IMM PE 관계자는 "캐프의 경우 자본잠식에 빠진 뒤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진통도 컸던 만큼 상장을 통해 대외적으로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내부적으로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최근 IPO 시장이 좋지 않아 고민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캐프의 본질적인 기업가치가 높기 때문에 상장 이후 엑시트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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